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노자가 말하는 도(道)의 가장 큰 특성은 무위자연(無爲自然)입니다. 우주 만물의 '저절로 그러함[自然]'에 순응하며 '결코 의도적으로 이뤄 가려는 그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無爲] 것'을 말하지요."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이면 울산대 인문관 417호실에는 이 대학 중국학과 박삼수(61) 교수가 진행하는 노자 '도덕경' 강의에 귀를 쫑긋 세운 일반인들로 인문학 열기가 뜨겁다.
박 교수는 강의에서 "우리 현대인들이 노자가 말하는 무위자연의 순리를 생활화한다면 다투지 않고서도 이기고, 물러남으로써 나아가며, 비움으로써 채우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노자 읽기 삼매경에 빠진 수강생들의 연령대는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하다.
지난 30일 수업의 수강생은 42명. 이 중 31명이 여성일 만큼 노자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눈길을 끈다.
강선영(40·주부울산 울주군 범서읍) 씨는 "자녀교육을 책임진 부모로서 사람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노자사상이 다그침보다는 스스로 할 때까지 응원하는 여유로움을 가지게 하고, 또 나아가서 왕따, 다문화가정을 포용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강의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독자들이 고전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쉽고 바르게 읽기'를 표방한다. 기존 고전 번역서가 어려운 데다 오역이 많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한문 문법에 맞게 ▲논리에 맞게 ▲원전의 기본사상에 부합하게 풀이해 원전을 한결 쉽게 해석해낸다.
지난 2월 발간한 '쉽고 바르게 읽는 노자'(지혜의 바다)와 그 전에 발간한 '쉽고 바르게 읽는 논어'(지혜의 바다)가 그 역작이다.
노자 제2장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에서 박 교수는 '세상 모두가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알면, 이는 추하다'라는 기존 번역의 오류를 바로잡아 '천하가 다, 아름다운 것이 왜 아름다운지를 알면서 비로소 추함에 대한 의식이 생겨났다'로 해석하면서 "이 같은 상대적 가치 관념이 서로 대립하면서도 융합을 통해 절대 가치, 즉 대도(大道)의 정신을 구현한다는 것이 노자사상"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울주 선바위도서관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논어교실'을 개설했던 박 교수는 1일부터는 울산 중구종합사회복지관 소강당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논어 특별강좌'를 연다. (문의 : 052-296-3161)
박 교수는 "논어와 노자는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더하도록 하는 진리의 보고(寶庫)로 '요령'이 아니라 '근본'을 터득하도록 한다"며 "전국 1위 경제도시에 걸맞게 인문학을 울산에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겠다는 생각으로 강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