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이 한 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내 대기업들의 모바일 신제품 출시가 잇따른데다 올해 1월 최저점을 찍은 수출이 조금씩 개선 조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와 투자 지표는 여전히 부진해 전체적인 경기 회복세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2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갤럭시 S7, LG G5 등 휴대전화 신제품이 출시되고 반도체 수출 물량이 늘어 3.3% 증가한 광공업 생산이 전체 산업생산 반등을 이끌었다.
광공업 생산이 이처럼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2009년 9월(3.7%) 이후 6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반도체(19.6%)와 금속가공(12.5%) 생산이 큰 폭으로 늘었다.
생산 호조에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1.2%포인트 상승한 73.5%를 나타냈다.
그러나 제조업 재고율은 128.0%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 재고율은 128.5%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는데, 2월 재고율은 이보다 0.5%포인트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협회·수리·개인 서비스업(6.8%), 운수(2.5%) 등이 늘어 0.3% 증가했다.
생산이 좋았지만 일부 품목에 의한 것인데다 소비, 투자는 올해 들어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동향을 볼 수 있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8% 줄었다. 1월(-1.3%)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개별소비세가 재인하된 승용차 등 내구재(3.6%)가 늘어난 반면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4%)와 의복 등 준내구재(-2.1%)가 줄어든 영향이다.
2월 승용차 판매는 전월보다 7.9% 증가했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2월에 개소세 재인하 조치가 이뤄졌지만 판매 쪽에서 대비가 잘 되지않아 인하 효과가 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3월에 제대로 반영되면 소매판매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수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올해 설 명절이 2월 초에 있었기 때문에 명절 소비가 일부 1월에 이뤄지면서 2월 소매판매가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6.8%) 역시 두 달 연속 줄었다.
지난달 감소 폭은 2014년 8월(-7.3%)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크다.
공공부문(80.9%)과 민간(17.0%)에서 수주가 동시에 늘어 국내 기계수주는 21.8% 증가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건축(2.1%)과 토목공사(0.8%) 실적이 늘어 전월보다 1.7%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3% 증가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했으며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떨어졌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3월에는 수출이 개선되고 경제 심리가 호전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더 확대될 것"이라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본격화하고 신형 휴대전화가 판매되면 소비와 투자지표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