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김혜란 기자 = 20대 총선 후보자 등록을 마무리한 여야는 각각 핵심 공약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양당 모두 '경제 활성화'를 주요 골자로 한 공약을 내놓았다. 다만 새누리당은 과감한 구조 조정에 초점을 맞춘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양극화 해소에 좀 더 비중을 뒀다. 또한 논란이 됐던 더민주의 국회의 세종시 이전 공약은 분원 설치로 한 발 물러섰다.
이 자리에서 경제, 복지 등 7개 분야에 걸쳐 당 차원의 총선 정책 공약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29일부터 매일 1개 분야씩 세부적인 공약을 제시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이 꾸준히 얘기하고 있는 총선 공약의 지향점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이다. 강봉균 선대위원장은 이를 위해 구조 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오래전부터 그가 주장해 온 경제 정책방향이다.
강 위원장은 이날 공천자 대회에서 "청년실업을 줄이려면, 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우리 금융기관들이 이런 기업들의 구조조정 과정에 돈을 지원하는 데 너무 소극적이어서, 이래선 안 된다는 게 경제 공약의 첫번째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도 이에 동참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 상생 방향도 제시할 전망이다.
경제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는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 등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근로장려세제나 공공기금 등 정부의 지원책을 활용한 정책들을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강 위원장은 복지정책에 있어, 보편적 복지를 내건 야당의 '포퓰리즘'식 공약을 경계하며 '선별적' 복지정책을 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같은 돈을 쓰더라도, 한 푼을 더 쓰더라도 복지가 필요한 계층, 절실한 계층에 쓰는 것을 기보으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인 4대 개혁 완수 방안 등을 공약에 담을 계획이다.
같은 틀에서 앞서 새누리당은 ▲갑을개혁 ▲일자리 규제개혁 ▲청년독립 ▲ 4050 자유학기제 ▲ 마더센터 등 5대 핵심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20대 총선 공약으로 추진하려다 '포퓰리즘' 비난에 직면하자 '국회 분원 설치' 공약으로 바꿨다.
이용섭 정책공약단장은 이날 '총선정책공약집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장기적으로 20대 국회 때 1단계는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고 20대 국회 중에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종적으로 김종인 대표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회를 세종시에 분원을 설치하고 전체를 이전하는 문제는 앞으로 장기적으로 심도 있게 검토하자고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국회를 완전히 이전하고 서울에 분원을 두는 문제는 앞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세종시에 국회를 옮기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헌재 판결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며 "정부와 국회와의 밀접한 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일단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만들어 정부와 국회관계를 원활하게 하려는 것이다. 국회의 실질적인 이전은 장기적 과제로서 여러 논의를 거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더민주는 양극화 해소 대책으로 '777플랜'을 내놨다. 2020년까지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과 노동소득분배율, 중산층 비중을 각각 7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이다. 또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소방·사회복지·교육 분야 등 공공 부문에서 청년 일자리 34만 8000개를 만드는 등 '더 좋은 청년 일자리' 7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2018년까지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기초 연금 3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재원 조달 방안으로 더민주는 과세표준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의 법인세를 25%로 올리는 방안을 내놨다. 현행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200억원 이하는 법인세 20%, 500억원 초과시 25%다. 더민주는 이를 2억~500억원 이하를 22%로, 500억원 초과시 25%로 조정하겠다고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