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총선 전국 253개 선거구 가운데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펼쳐진 곳은 총 178곳에 달한다. 특히 3개 야당에서 모두 후보를 낸 선거구는 전국 43곳으로, 이 중 24곳이 수도권에 쏠려 있다.
야권 연대 실패는 곧 총선 '필패(必敗)'를 의미하기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구애에 적극적이다.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은 지난 27일 “최근 새누리당이 엉망으로 공천을 했더라도 야권 분열이 계속된다면 총선 결과가 (야권에)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역 단위의 자발적인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권 연대를 바라보는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더민주의 야권연대 요구를 여러 차례 뿌리친 국민의당은 독자적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40석 이상을 총선 목표로 제시한 상황에서 정당 지지율을 2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구 후보를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과 협의 없이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는 후보를 제명시키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정의당 역시 최근 더민주가 심상정 대표(경기 고양시갑)와 정진후 원내대표(경기 안양시 동안구을)가 출마한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하자 63명 후보자의 '선거완주'를 선언, 지역구 후보자 간 개별 협상을 금지하는 강경한 태도로 돌아섰다.
야권에서는 후보 단일화의 마지노선을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다음 달 4일로 보고 있다. 이후에는 사퇴한 후보 이름이 용지에 남아 단일화 효과가 크게 반감되기 때문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야권 연대에는 명분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제1야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적어도 100석은 얻어야 한다는 더민주의 주장은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생각한 측면이 있어 국민 공감대를 만들기 어렵다”며 “당장은 야권 연대 성사 가능성이 크게 낮지만, 선거일 직전에 새누리당 압승이 기정사실화되는 경우에는 일부 지역에서 지역구 조정을 통한 전격적인 단일화가 성사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