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사업 추진 위해 대학 간부들이 교수 압박·회유”

2016-03-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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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선정 발표 후에도 여진 남을 듯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정부의 프라임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대학 간부들이 반대하는 교수들에 대한 압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한 대학 관계자는 “총장이나 보직 교수들이 일부 교수들에게 프라임 사업 추진에 협력할 것을 압박했다”며 “기초학문을 짓밟고 제조업 전공으로 몰아가는 식이 바람직한지 등 본질적 논의는 이뤄지지도 못하고 오로지 정원 몇 명을 빼서 어디로 옮기면 돈 얼마를 주고 안식년 몇 명을 더 보내준다는 방식의 어이없는 저질논란들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제도를 무기로 굴복할 것을 강요하고 정원을 바치도록 하면서 저항하는 교수에게는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모욕적인 말들까지 했다”며 “인문대학에서는 교수들이 프라임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결의서를 작성해 대표자회의에 제출했지만 학교측에서 보류라며 총장 부총장과 함께 심야에 교수 개인에게 전화를 하면서 안식년과 연구비 지원을 명목으로 회유를 하는 한편 몇몇 교수에게는 교수채용에서 배려하겠다는 자리장사까지 제안했다는 말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사회대학에서는 보직교수들이 만든 찬성결의로 토론도 없이 계획을 진행하면서 뒤에서는 학문단위 개편작업에서 보직자들에게 주도권을 주겠다는 밀약을 하고 학장은 공식 공청회조차 알리지도 않았다”며 “예술대학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엇갈리며 결의가 바뀌더니 교수들과 약속한 안과 전혀 다른 계획안을 몰래 추진하다 발각되기도 했고 자연대학에서는 주도적 논의에는 끼지도 못하고 공대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면서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또 “사범대학에서는 교수들이 반대하지만 학장이 찬성한다고 교무위원회에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자 교수들에게 회유와 압박을 하고 있다”며 “이런 학교와 교수들이 학문의 미래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처럼 학교 측이 반대 교수들을 회유하고 압박하고 있는 것은 프라임 사업이 이달 사업계획서 제출 마감시한으로 평가지표에서 내부 의견수렴 과정도 평가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평가에서 100점 만점 중 학내 구성원 합의 평가지표는 배점이 6점으로 비중이 적은 편이 아니다.

교육부는 이 지표에서 대학 내 대표성 있는 기구에서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교직원과 학생 대상 설명회나 간담회 실적, 합의 과정이 투명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내달 한 달간 선정을 위한 평가가 과정을 거치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면 자료를 검토하고 대면 과정에서 검증을 하고 필요하면 현장에 갈 수도 있다는데 사안을 놓고 투표를 하는 곳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든 구성원이 찬성을 할수는 없으니 학교측이 노력을 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학내 구성원 합의 평가지표에서는 폐과되는 교원과 학생에 대한 보호대책도 본다. 

폐과되는 경우 교원이 퇴출되지 않도록 연구교수나 전공교양교수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신분보장 지원책도 포함돼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보호대책이 미흡하면 탈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이 정식 명칭인 프라임 사업은 산업 수요와 대학의 졸업생 배출의 미스매치를 줄이기 위해 2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19개 대학을 내달 선정하고 학사구조개편을 제출한 계획대로 시행하도록 유도하게 된다.

중앙대, 성신여대 등에서 사업 참여를 놓고 내부 갈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전부터 사업이 인문 기초 분야를 위축시킬 수 있고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학내 갈등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대학 내에서 프라임 사업을 놓고 구성원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내달 사업 선정 이후에도 탈락한 곳은 이행 계획을 추진할 지 여부 등을 놓고 충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사업 탈락으로 추진 명분이 떨어졌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학교에서는 탈락에도 불구하고 학사구조개편 차원에서 계획을 실행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사업 탈락에도 불구하고 개편계획을 실행하는 경우 학내에서 또 한번의 충돌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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