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제4회 한일 경륜 대항전이 오는 25∼27일까지 창원경륜장에서 열린다. 양국 스타급 선수 14명씩 총 28명이 출전한다.
특히 이번 대회는 그동안 세 차례 열린 대항전에서 한국이 2승 1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열려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이 높다.
역사와 규모만 놓고 보면 한국은 일본에 적수가 못된다. 일본은 1948년 세계 최초로 프로 자전거 레이스를 시작한 경륜의 발상지다. 반면 한국 경륜은 유니폼에서부터 경기방식까지 일본을 롤모델로 하여 1994년 출범했고, 선수 숫자도 한국이 555명(2016년 3월 기준)이지만 일본은 4배가 넘는 2380(2016년 3월 기준)명이다.
◆ 이현구·이명현·황승호 vs 소노다 타쿠미…한일 슈퍼특선급 맞불
한국대표팀은 이현구(33), 이명현(32), 황승호(30) 등 슈퍼특선급 선수들이 이끈다. 이중 지난 해 최우수선수상과 다승왕, 우수경기선수상(특선급), 경륜 기자단 선정 MVP 등 4관왕에 오르며 ‘2015년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이현구는 그랑프리 2연패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종합득점에서 박용범에 앞서 랭킹 1위로 시즌을 마치며 한국대표팀 선봉이다.
안방에서 펼쳐지고 그것도 자신의 홈이라 할 수 있는 창원에서 열리는 경주라 일본선수들에 맞서 기죽지 않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리고 2011년~12년 2년 연속 그랑프리 챔피언 이명현도 우승후보로 손색없다. ‘경륜황제’로 불렸던 그는 레이스 운영 능력과 두뇌플레이에 능한데다 큰 경기에 강해 2012년 일본에서 3위에 머문 설욕전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황승호는 2014, 2015 그랑프리 결승에 연속 출전에 이어 2015년 한일 대항전에서 3위를 거둬 기세가 좋다. 이 밖에 부상에서 회복 중인 충청권 강자 김주상(33)을 비롯해 유태복(31), 강진남(29) 등도 한일전 영웅을 꿈꾸고 있다.
이에 맞서는 일본은 간판스타 소노다 타쿠미(34)를 앞세워 1년 전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일본 슈퍼특선급 9명 중 한 명인 소노다는 2015년 토모히토 신노비경륜 우승에 이어 2015 그랑프리에선 4위를 기록했다. ‘싸움닭’이란 별명답게 무서운 것이 없다. 좁은 공간을 뚫고, 선행주자가 확실하면 따라가고 선행형이 없을 경우 틈새를 파고들며 인코스, 아웃코스 젖히기에 귀재이다. 몸싸움이 강하고 과거 자유형이나 현재 추입형 두뇌플레이어다. 제3회 한일 경륜전에 이은 출전이다.
한국은 안방에서 치르는 경주이기에 333M 트랙, 자전거 등 모든 환경이 유리하다. 하지만 성급한 경주운영과 몸싸움이 약하다. 빠른 경주운영은 화를 좌초할 수 있는데다 한국 룰에 맞춘다 해도 일본 선수들의 습관적인 몸싸움에 대비해야 한다. 이현구, 이명현을 제외한 12명 모두 고른 전력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한일 경륜전 2연패 김민철, 지난 해 그랑프리 챔피언 박용범이란 에이스가 없기에 서로 신뢰를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일본은 순간 스피드와 몸싸움에 능한 돌파력이 뛰어나다. 한국은 황승호, 김주상, 김형완과 같은 테크니션이 많지 않지만 일본은 14명의 선수들이 테크니션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열을 끊어 놓는 점도 상당하다. 평소 200m 랩타임을 10초대로 끊는 선수가 3~4명도 된다. 그리고 라인경주에 익숙해 있어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하지만 한국 룰이 적용되면서 몸싸움이 다소 주춤할 수 있고 새로 바꾼 차체 적응력이 떨어지고 있다. “회전력” 위주의 일본경륜이 한국 “파워경륜”과 대결도 관심사다. 경주로가 다소 거칠고 경사도가 높고 주로가 좁아 인코스, 아웃코스를 넘나들기 힘들다는 점도 있다. 일본은 333m, 335m, 400m, 500m 등 총 4종의 트랙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짧은 333M 트랙에 적응력도 관건이다.
한편 경륜관계자는 “안방에서 치러지는 만큼 한국이 여러모로 유리해 근소한 우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