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고부호 왕젠린(王健林) 회장의 완다(萬達)그룹이 중국 기업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파트너 후원사가 됐다. 이에 중국 언론은 중국의 월드컵 개최의 꿈이 한층 가까워졌다며 들뜬 분위기다.
FIFA가 18일(현지시간) 공식성명을 통해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 18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완다그룹과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완다그룹은 2016년부터 2030년까지 FIFA와 총 4차례의 월드컵 경기를 후원하게 됐다.
현재 FIFA의 공식 파트너사는 독일의 아디다스, 미국의 코카콜라와 러시아 국영천연가스 회사 가스프롬,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금융회사 VISA 등 총 5곳이다. 지난해 FIFA는 5대 후원사로부터 대략 1억8000만 달러(약 2100억원)를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완다그룹이 거액을 내놓으며 FIFA 공식 후원사로 나선 데는 왕젠린 회장의 스포츠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왕 회장이 이끄는 완다그룹은 부동산개발업체에서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해외 유명 축구클럽 혹은 스포츠 관련기업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 1월 스페인 축구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분 20%를 인수했고 2월에는 월드컵 축구 중계권 독점판매업체인 스위스 인프런트 지분을 68.2%를 인수하며 자회사로 흡수했다. 8월에는 철인 3종 경기 주관사인 세계트라이애슬론(WTC)의 지분 100%를 사들이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번 완다그룹이 FIFA 후원 계약을 체결한 것이 중국 월드컵 개최를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대공망(大公網)은 20일 보도를 통해 "중국이 노릴 수 있는 가장 월드컵 개최 시기는 2030년"이라며 "완다그룹과 FIFA의 후원 계약이 2030년까지 지속된다는 점에서 2030년 중국 월드컵 개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근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이미지를 쇄신해야하는 다급한 FIFA의 손을 중국 완다그룹이 잡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도 취임 이후 축구에 대한 열정과 월드컵 개최에 대한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시 주석은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와 월드컵 우승을 중국 축구의 3대 희망이라고 강조해왔고 지난 2014년 아르헨티나 방문 당시에도 "중국의 조속한 월드컵 개최가 나의 꿈"이라며 간절함을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