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당국이 적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석탄·철강산업의 대대적 구조조정을 선언하면서 동북3성(지린·랴오닝·헤이룽장) 관련 기업 근로자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은 헤이룽장(黑龍江) 탄광 광부 시위에 이어 지난 15일에도 지린(吉林)성 철강업체 근로자의 집단 시위가 벌어졌다고 17일 보도했다.
서우강퉁강은 연간 철강 생산량 700만t의 대기업이지만 최근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 하락 등에 따라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임금은 계속 체불되는데 중국 당국은 철강·석탄업계의 대대적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공급 측면 개혁'을 강조하면서 근로자의 실직 우려가 커진 것이 시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6일에는 헤이룽장성 솽야산(雙鴨山)시에서 국유기업인 룽메이(龍媒)그룹의 탄광 인부들이 체불임금 지급과 일자리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루하오(陸昊) 헤이룽장 성장이 "헤이룽장 대표 국유석탄기업인 룽메이 그룹 근로자 8만명 중 단 한명도 지금까지 월급을 적게 받은 사례가 없다"고 발언한 것이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이에 발끈한 광부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반 년치 급여를 못받고 있다" "루하오 성장이 눈 뜨고 거짓말을 한다"며 거세게 항의한 것. 결국 루 성장은 13일 "잘못된 보고를 받아 말을 잘못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시장상황이 악화되고 당국 개혁도 예고되면서 관련 기업 근로자들의 '실직'에 대한 두려움과 위기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5일 전인대 개막식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개혁에 따른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업기금 1000억 위안 배정하겠다"며 부작용 최소화에 최선을 다할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