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동훈 르노삼성차 신임 사장 “앞으로 깜짝 놀랄 일이 많을 것”

2016-03-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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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QM5 후속 투입으로 SUV시장 공략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신모델 투입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사진=르노삼성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제가 그동안 여러 차를 팔아왔는데, SM6처럼 반응이 좋았던 차는 없었어요.”

다음달 1일 한국인 최초로 르노삼성차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하는 박동훈 신임 사장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르노삼성 SM6의 초반 인기는 대단하다. 사전계약 한달만에 벌써 1만1000대를 넘겼다. 지난해 SM5의 연간 판매대수가 2만3800여대였으니, SM6의 인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르노삼성 부사장 취임 2주년 기념 인터뷰 이후 6개월만에 아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진 박동훈 사장은 “제품 외에 특별한 성공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한다.

“사실 제품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포장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제품이 좋아야 되요. 옷걸이가 좋아야 좋은 옷이 드러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SM6를 론칭하기 전에 우리가 고민한 부분은 중형차 자체의 경쟁력입니다. 그동안 국내 업체가 내놓은 중형차가 고객의 눈높이를 잘 맞추지 못했다는 생각이에요. SM6는 기존 중형차와 다른 고급스러운 감각으로 새로운 수요를 일으키고자 했습니다.”

그가 판단한 SM6의 안착 요건은 데뷔초 시장 선점이고, 그 기준은 2만대로 잡았다.

“QM3 론칭때 체험한 것이 있어요. 판매량이 2만대는 돼야 자주 눈에 띈다는 겁니다. 초기에 차가 잘 보여야 흐름을 이어갈 수 있거든요. 그래서 SM6는 미리 생산라인을 돌려서 만들었습니다.”

사실 주문이 들어오기 전에 생산량을 쌓아두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객이 선택하는 옵션이나 모델과 어느 정도 맞아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동훈 사장은 “수요를 예상하는 건 힘들지만, 예상 수요의 60∼70% 정도 들어 맞았다”면서 “출시 초기 약간의 주문적체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주문시 한달 정도 기다리면 차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SM6의 인기에 따라 SM5와 SM7에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간섭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신임 사장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그는 “SM6가 투입됐는데도 기존 SM5나 SM7을 합친 판매량보다 적으면 문제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 “SM5는 가격을 중시하거나 편한 차를 원하는 이들, SM7은 준대형차를 원하는 이들로 고객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신임 사장이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는 택시 시장이다. 그가 부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공들여온 시장이다.

“택시시장 공략이 쉬운 건 아니에요. 현대차와 기아차가 다져놓은 게 워낙 단단해 뚫고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영업조직에 강조하는 건 개인택시 시장만 공략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법인택시를 공략해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고급 미니밴 들여와 기아 카니발에 ‘맞불’

르노 에스파스.[사진=르노제공]


미니밴인 에스파스 도입도 관심거리다. 이 차는 2015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당시 박동훈 부사장이 기자에게 에스파스의 한국 도입 계획을 가장 먼저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국내 미니밴시장을 장악한 기아차 카니발과 제대로 차별화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급차를 타면서도 MPV(다목적차)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고 봅니다. 에쿠스를 타는 이들 중에 승차인원이 많은 차를 원하는 이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예를 들어 골프를 치러갈 때 승용차는 많아야 두 명을 더 태울 수 있죠. 그럴 때 필요한 차가 미니밴이에요.”

카니발보다 작지만, 이런 고객을 위한 차로 르노 에스파스가 제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에스파스는 2열이 3인승 구조인데, 박 신임 사장은 이를 2인승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넉넉하고 안락한 공간을 위해 독립된 고급형 시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르노는 새로운 시트 형태를 만드는 데 아직까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신임 사장은 “르노를 계속 설득해 어떻게든 하반기에 에스파스를 들여올 것”이라고 한다.

르노 클리오.[사진=르노 제공]


그가 주목하는 것 중 또하나는 소형 해치백 시장이다. 그동안 폭스바겐 골프와 폴로를 도입하며 쌓은 내공으로 클리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엑센트 해치백과 같은 급인 이 차는 뛰어난 연비와 실용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르노삼성은 이미 클리오의 국내 연비인증을 마쳤는데, 클리오 1.5 모델은 복합모드 17.0㎞/ℓ를 기록했다.

판매를 위한 절차를 마쳤지만, 한가지 남은 게 있다. 르노측에서 ‘한국 판매를 위해서는 일정 물량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다.

“과거에는 온가족이 타는 걸 고려해 큰 차를 찾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어요. 큰 차가 필요없다는 얘기죠. 다만 올해는 상반기에 SM6를, 하반기에 QM5 후속을 내놓으니 내년에 클리오를 소개할 계획입니다.”

르노삼성이 하반기에 준비 중인 QM5 후속은 이미 누리꾼이나 마니아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르노는 르노삼성이 만든 QM5에 ‘르노 꼴레오스’라는 배지를 달아 판매해왔으나, 이제는 중소형 SUV ‘카자르’를 직접 만드는 데 이어 위급의 SUV도 준비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내놓을 QM5 후속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이유다.

“이미 알려진 모델 외에도 앞으로 새로운 모델을 계속 소개할 예정입니다. 국내에 선보이면 소비자들이 깜짝 놀랄 거예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박동훈 사장의 목소리는 인터뷰 내내 힘이 넘쳤다. 올해도 ‘박동훈 매직’이 펼쳐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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