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0대 기업, ‘마른수건 짜기’ 가속화…매출 2%↑·영업이익 18%↑

2016-03-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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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시총) 10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2% 증가에 그친 데 비해 영업이익은 18%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지난 4일 국내 시총 100대 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은 1523조5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0조8102억 원) 소폭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3조3843억원에서 110조5089억원으로 18.3%(17조1246억원) 급증했다. 100대 기업은 올해 2월 말 시총을 기준으로 했고,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쿠쿠전자는 제외했다.

SK이노베이션, GS, S-Oil, 대림산업,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적자를 냈던 기업들이 극한의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로 전환하거나 적자폭을 축소한 점이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매출은 인수합병 효과로 외형이 커진 SK, 삼성물산, 하나금융지주, 한화를 제외하면 실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외형경쟁을 자제한 채 수익 중심의 영업활동과 함께 비용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전년 인수합병으로 외형이 커진 SK, 삼성물산, 하나금융지주, 한화 등을 제외한 95개사의 매출은 1395조2040억원으로 작년 대비 1.7% 감소했다.

이 같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괄목할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 GS, KT, S-Oil, 대림산업, CJ E&M 등 6개 적자기업들이 대거 흑자로 전환하고 현대중공업이 적자폭을 크게 축소하면서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작년 전기료 인상으로 영업이익을 6조 원에서 11조 원으로 2배 늘린 한국전력도 영업이익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100대 기업 중 매출이 늘어난 곳은 72개사에 달했다. 하지만 시총 1위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포스코, LG화학,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 27개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인수합병 이슈가 있었던 SK 삼성물산 하나금융지주 한화를 제외하고 매출이 가장 늘어난 곳은 카카오다. 2014년 4989억원에서 작년 9322억원으로 86.9%나 늘렸다.

이어 한미사이언스와 NH투자증권이 각각 47.3% 45.1%의 증가율로 뒤를 이었다.

삼성SDI(38.3%), LIG넥스원(36.0%), 한샘(29.2%), BGF리테일(28.7%), 셀트리온(28.1%), 영원무역(27.2%), 삼성증권(27.0%), 한국금융지주(26.8%), 대우증권(26.5%), GS리테일(26.4%), 한국항공우주(25.3%), 미래에셋증권(23.6%), 아모레퍼시픽(23.0%), 한세실업(20.8%), 아모레G(20.1%) 등도 2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이 가장 감소한 곳은 작년 17조890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S-Oil로 무려 37.4%나 줄었다. 한국가스공사 30.1%(11조2321억원), SK이노베이션 26.6%(17조5089억원), OCI 26.5%(8320억원), 삼성중공업 24.6%(3조1647억원), 롯데케미칼 21.2%(3조1456억원), 대한전선 20.3%(4292억원), 대우인터내셔널 14.1%(2조8808억원), 삼성전기 13.5%(9675억원), 현대중공업 12.1%(6조3507억원), 포스코 10.6%(6조9061억원), LG화학 10.5%(2조3712억원) 등 12개사도 두자릿 수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 매출이 200조6535억원으로 2.7% 감소한 것을 비롯해 삼성카드, KT, LG전자, 현대제철, 한국타이어, 고려아연, 오리온, LG유플러스, 대우건설, 삼성SDS, 현대모비스, 한화케미칼, SK텔레콤, 엔씨소프트 등의 매출이 후퇴했다.

영업이익은 플러스를 기록한 곳은 흑자로 전환한 6개 기업을 포함해 총 64곳으로 감소한 곳보다 많았다.

삼성전기가 17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을 180배나 많은 2997억 원으로 늘려 증가율이 17890%에 달했다.

또한 한미사이언스(1139.3%), 한미약품(514.8%), SK(416.8%), 롯데케미칼(359.1%), NH투자증권(150.4%), 한화케미칼(138.6%), 삼성증권(125.6%) 등이 100% 이상 늘렸다.

이어 한국전력(96.1%), 대한전선(80.5%), 한국항공우주(77.1%), 현대산업(72.9%), 농심(60.8%), 효성(58.3%) 등의 순이다. SK이노베이션, GS, KT, S-Oil, 대림산업, CJ E&M 등이 적자기업들이 흑자로 전환했다. 현대중공업은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2313억원의 적자에서 작년 1조9796억원의 이익을 실현해 극전인 흑자전환을 이뤘다. GS도 1조5818억원을 달성했고 KT도 1조2929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1조5401억원의 적자가 계속됐지만 적자폭을 1조7094억원이나 줄였다.

적자로 전환한 곳은 삼성중공업(-1조6849억원), 삼성SDI(-1306억원), OCI(-1924억원) 등 3곳, 이익이 감소한 곳도 31개사나 됐다.

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물산(82.6%, 1763억원)이었다. 삼성카드(55.6%, 4812억원), 카카오(49.9%, 881억원), 호텔신라(44.5%, 618억원), LG전자(34.8%, 6363억원), 롯데쇼핑(28.2%, 3347억원), BNK금융지주(26.0%, 2450억원), 미래에셋증권(25.7%, 514억 원), 포스코(25.0%, 8035억원), 대우건설(19.6%, 835억원) 등의 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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