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선 열리자 대형항공사 국내선 '계륵' 신세

2016-03-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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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A330-300(왼쪽)과 대한항공 A330-200 항공기[사진= 각 사]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KTX 호남선이 열리자 항공사들에게 광주, 여수 등 국내 노선이 ‘계륵(鷄肋)’ 신세가 됐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해당 노선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적자인 상황이지만, 지역 자치 단체 반발과 지역공항 활성화 및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역할론에 각 항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KTX 호남선 개통 영향으로 광주공항과 여수공항의 이용객수는 지난 9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광주공항과 여수공항의 이용객수는 각각 5만7424명, 1만5861명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0%, 4.7% 감소했다. 정기편 운항이 확대된 청주(35.2%), 김해(18.5%), 제주(10.5%) 공항의 실적 증가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지방공항의 이용객수 감소는 KTX 호남선 개통으로 항공 이용객들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선의 경우 KTX보다 비싼 항공편 가격과 외곽에 있는 공항까지 가는 접근성 모두 KTX 이용의 편리함에 못 미친다”며 “KTX 개통으로 해당 공항 이용객 이탈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07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김포~대구 노선을, 2014년 김포~포항 노선을 폐지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김포~여수 노선을 하루 4회에서 2회로 아시아나항공은 김포~광주 노선을 하루 5회에서 3회로 운항을 줄이기도 했다.

항공은 수요 못지않게 공급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KTX 호남선 개통전인 지난해 3월 김포~광주 노선 운항편수는 429편에서 지난 1월 278편으로 3분의 1이상 줄어들자 이용승객이 54.2% 이상 줄었다. 일례로 아시아나항공의 김포~광주 노선 탑승률은 2014년 63.7%에서 지난해 52.8%로 감소했다. 비행기의 절반 가까이를 비운채로 운항하게 된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KTX 영향으로 국내선 이용자가 줄어들자 항공사들은 운항을 중단하거나 횟수를 줄이게 되고 결국 해당 공항 이용객은 줄어들어 지역공항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TX는 항공편보다 상대적으로 운임이 저렴한 데다 운송시간도 짧다. 용산~광주송정의 경우 일반실 4만6800원, 용산~여수엑스포는 4만7200원이며 이동시간은 1시간 50분~2시간 55분이다.

김포~광주‧여수 노선은 5만4600~9만3000원으로 KTX 대비 최대 99% 비싸다. 여객기로 이동시간은 50분에 불과하지만, 도심에서 외곽에 자리 잡은 공항까지의 접근성과 수속을 밟고 대기하는 시간 등을 따져본다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국내선 적자난이 계속되자 해당 노선에 취항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김포~광주노선의 운항 중단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누적되는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라 고민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운항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김포~광주노선은 3월 말부터 중단할 예정”이라며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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