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시상식 진행을 맡은 크리스 록은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앞서 공개된 영상(후보 영상)에서 흑인들이 꽤 많이 나왔다"고 백인 위주의 후보 선정을 비꼰 뒤 "올해 후보자 중에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다. 내가 만약 사회자가 아닌 후보였다면 이 자리에 오르지 못했겠지. 닐 패트릭(전년도 MC)이 사회를 봤을 것이다. 올해는 내가 오스카 시상식을 본 해 중 가장 논란이 큰 시상식이다. 주변에서 나보고 보이콧 하라고 했는데, 내가 출연 거부를 하더라도 오스카는 열렸을 것"이라고 유쾌한 비판을 이어갔다.
또 "아카데미 시상식에 흑인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만 봐도 연기만 보면 되지 왜 남자와 여자로 왜 갈라야 하나. 그렇다면 흑인 전용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직언했다.
그는 "결국 중요한 건 할리우드가 인종 차별을 하는 것이냐 아니냐다. 내가 사는 부유한 동네에는 수백 개의 가구가 있는데 그곳에 사는 흑인은 겨우 4명밖에 안 된다"면서 지금까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흑인 배우는 고작 4명뿐인 사실을 환기시켰다.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 시상식으로 192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88회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