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당내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에 포함돼 공천 배제를 통보받았던 전정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을)이 29일 탈당을 선언했다. 컷오프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것으로 홍의락 의원(비례대표)이 지난 25일 더민주를 탈당한 데 이은 두번째다.
현역 의원을 평가해 하위 20%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는 규정은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만들어진 공천 혁신안이지만, 평가 결과가 최근 공개되면서 그 후폭풍이 김종인 체제를 강타하고 있다.
전 의원은 '하위 20%' 컷오프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당의 결정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많은 분들이 “전정희가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저는 답변을 드릴 수가 없었다"며 "어떤 이유도, 어떤 근거도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공천관리위원회와 중앙당에도 물었지만 아무도 명쾌한 답을 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공천 원천 배제 통보를 받고 당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졌는지가 아니라 항목별 점수 등 집계 오류를 검토하는 수준이어서 구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은 그 근거로 "저의 의정활동에 대해 더민주는 2번의 국정감사 우수 의원상을 수여했다"면서 "특히 지난 26일에는 제19대 국회의원 292명에 대한 4년 동안의 의정활동 평가결과 상위 18%(54등)에 포함돼 제19대 국회 종합헌정대상 수상자라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더민주는 저를 하위 20%로 분류해서 컷오프 했지만, 270개 시민단체가 모인 국회 의정모니터단은 저를 19대 국회의원 중 상위 18%라 평가했다"며 평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당이 영입 인사인 김병관 전 웹젠 의장을 전북 익산 지역에 '낙하산 공천'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물로 삼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전 의원은 "지난 24일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정론관에서 기자회견하기 몇 시간 전, 많은 시민과 지지자분들이 저를 찾아오셔서 지금 더민주의 전략공천 대상자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전 의원이 있는데 당에서 왜 낙하산 공천을 하냐고 의아해했다"며 "믿기 어려운 사실이었지만 컷 오프 결과를 통보받고 나서야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쪽에서 제의가 오면..."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