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LA타임스와 AP통신은 27일(현지시각) "한국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필리버스터가 90시간을 초과해 세계 역사상 가장 긴 기록 중의 하나(one of the longest)가 됐다"라며 지난 2011년 캐나다 새민주당(NDP)의 58시간 필리버스터 기록을 소개했다.
AP는 그러면서 "야당은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을 막을 충분한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라며 "한국의 정보기관은 과거 정치에 개입한 역사가 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정보기관을 이끌었던 수장은 약 1800명에 이르는 정치인과 민간인, 언론인을 사찰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고 과거사를 소개했다.
AP는 이어 "야권은 현재 국회가 종료되는 3월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라며 "국회의원들이 운동화를 신고 연단에 오르거나, 화장실에 가지 않도록 물을 마시지 않는다"라고 소개했다.
AFP통신은 "한국 국회에서 1969년 이후 거의 50년 만에 처음으로 필리버스터가 열리고 있다"라며 "지난 수요일 한 국회의원(은수미 의원)은 연단에 올라 10시간 넘게 연설을 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보수 여당이 추진하는 테러방지법은 정보기관이 더욱 폭넓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라며 "공공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인터넷 게시물을 삭제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의 정보기관은 1980년대 민주주의가 되기 전까지 권위주의로 악명을 떨친 바 있다"라며 "비평가들은 최근 들어 한국의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다시 침식되고 있다고 지적한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24일 첫 보도를 시작한 LA타임스는 당시 "1969년 이후 처음으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한국의 정보기관은 수 년간 정치에 개입하고,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라고 전했다.
LA타임스 보도 이후 26일부터는 AP통신, AFP통신 등 주요통신들을 비롯해 미국의 ABC, NBC, 폭스뉴스, 뉴욕타임즈(NYT), 워싱턴포스트, 허핑턴포스트, 일본의 아사히 신문, 영국 데일리메일 호주의 선 등 세계 유력 언론들이 앞다퉈 소식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