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게 아직 숙제이지만, 같은 상품을 싸게 판다는 강점은 의미가 큰 무기죠."
아주경제가 7일 취임 3개월을 막 넘긴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FOK) 신임 대표를 만났다.
그래도 요즘 대외적인 분위기는 전보다 호의적이다. 금융당국이 비대면 계좌개설을 허용하면서 쌓여있던 문제를 상당 부분 풀 수 있게 됐다.
이병호 대표는 다른 판매사에서 시행에 들어간 비대면 계좌개설을 5월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인증과 신분증 촬영본 제출 같은 간단한 절차를 통해 이를 가능하게 한다는 생각이다.
어려운 상품 선택도 실마리가 보인다. 정보가 너무 많다는 점이 되레 선택을 방해하고 있지만, 시스템 개편과 함께 독립투자자문업자(IFA)가 도입되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더 싸다는 게 최대 강점
이병호 대표는 가장 큰 강점으로 같은 제품을 싸게 판다는 것을 꼽는다. 단순히 싸다라는 의미를 넘어선 것이다. 다른 판매사와 동일한 상품을 팔지만, 가격은 더 낮다.
특히 판매사로서 중립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타 운용사 눈치를 볼 것도 없다. 모든 펀드를 판다는 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도 크다.
이병호 대표는 "면세점에 갔다고 가정해 보면, 평소에 사려고 봐둔 같은 상품을 더 싸게 파는 데 안 살 이유가 없다"며 "우리 사회가 이미 대부분 온라인화돼 있다는 점도 펀드온라인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주요 펀드 판매사가 팔고 있는 판매액 상위 10개 펀드를 봐도 펀드온라인이 우세하다. 누적 수익률 면에서 펀드온라인이 가장 앞서고 있다. 펀드온라인이 가장 많은 펀드를 가장 낮은 가격에 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해외펀드 비과세 훈풍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최근 운용사와 손잡고 해외펀드 엑스포를 열고 있다. 올해부터 해외펀드 투자전용펀드에 비과세 특례가 적용돼 여느 때보다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2015년 8월 해외주식형펀드에 한해 매매 및 평가차익, 환차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 않기로 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가계에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결정이었다.
납입한도가 1인당 3000만원, 가입기간은 2017년 말까지다. 이런 방법으로 해외펀드에 투자하면 10년 동안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투자 가능액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펀드온라인 입장에서는 인지도를 높일 기회인 게 분명하다.
이병호 대표는 "올해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해외펀드 비과세는 최대 10년 동안 유지될 수 있다"며 "누적 수수료를 생각하면 펀드온라인이 답"이라고 말했다.
최근 열고 있는 엑스포도 모든 운용사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펀드온라인은 2년 안에 투자 적기가 올 것으로 본다.
◆'원클릭 어웨이' 긴장해야
'원클릭 어웨이'는 이병호 대표가 직원에게 틈이 날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온라인 기업은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초기 온라인 기업이 일정 규모 고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펀드온라인은 그런 면에서 시스템을 보다 편리하게 개선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반기 맞품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비롯한 새 플랫폼도 만든다.
펀드만을 담는 새로운 로보어드바이저 개발도 준비 중에 있다. 정보 선택을 돕는 일에도 적극 나선다. 기회가 된다면 보험을 비롯한 여타 금융상품을 함께 담을 수도 있다. 모두 온라인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이병호 대표는 "예를 들어 웅진이라는 기업은 정수기와 학습지라는 이질적인 사업을 하지만, 바탕에는 주부를 설득시킬 수 있는 노하우가 있었다"며 "우리도 새 사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