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더불어민주당에 '김종인·홍창선발(發)' 공천 태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면접 전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하위 20%' 원천 배제와 정밀 심사를 이번 주 주말까지는 완료한다는 방침이어서 당내 의원들은 긴장감 속에 컷오프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민주 현역 의원이 공천 면접을 치르기 위해선 2단계를 거쳐야 한다. 1차 관문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시절 만들어진 '현역의원 20% 컷오프(공천 배제)'다. 앞서 지난 23일 홍창선 더민주 공천관리위원장과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은 '하위 20%' 명단의 봉인을 해제했으며 24일 중으로 결과를 개별통보할 예정이다. 1차 컷오프 통보를 받은 의원들은 48시간 이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고, 당에서 이상이 없을 경우 해당 의원 명단을 이르면 26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2차 컷오프는 지역구 여론조사와 지역 현황 실사 결과 등을 종합해 추려진 초·재선 하위 30%, 3선 이상 중진 의원들 중 하위 50%가 그 대상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공관위원들이 '정밀 심사'를 해 가부 투표로 공천 면접 대상 여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현역 의원들이 이 현미경 심사를 얼마나 통과하느냐가 물갈이 폭의 관건이다. 현역 의원들을 상대로 면접 전 '현미경 심사'를 벌이겠다는 의도인데, 당내에선 불만도 제기된다.
더민주의 한 재선 의원은 "지난해 '하위 20% 컷오프'를 정할 때도 우리 당에서 의총도 하고 당무위원회도 열고, 중앙위원회까지 통과하는 공론화의 과정이 있었다"면서 "공관위가 새로운 심사 기준을 발표했으니 심사 대상도 정확한 취지를 알아야 하는데,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제도를 어떻게 적용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2차 관문을 거치며 현역 의원 탈당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수도권 3선 의원실 관계자는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2차 컷오프'를) 선포해 당내 반발이 심하다. 경쟁력과 도덕성을 평가해 공관위원 9명이 가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2차 컷오프로 공천에서 배제되는) 해당 의원 중 상당수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역풍이 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현역 의원 인적 쇄신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 야권 내 총선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김종인식 혁신'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이 더민주에 바라는 과감한 인적 쇄신을 위해선 중진의원 중심 용퇴 이후 새로운 피가 수혈되는 것을 보여주는 게 지금 총선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9대 국회가 국민에게 보여줬던 실망감을 어떤 식으로든 희망으로 바꿔주려면 지금 인적 쇄신보다 좋은 것으며 단기처방으론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