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감자'를 무기로 식량안보 강화를 선언했다.
중국 농업부가 23일 '감자산업 개발에 관한 지도의견'을 발표하고 감자 재배 면적을 늘리고 가공용 우량품종과 가공식품 개발에 속도를 올릴 것을 선언했다고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이 24일 보도했다. 이미 세계 최대 감자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감자'에 더 큰 기대를 걸고나서 주목된다.
지도의견에서는 감자 재배량과 보급률 확대를 위한 명확한 목표가 제시됐다. 2020년까지 감자 재배 면적을 1억 무(亩 1무=666.6667㎡) 이상, 주식량으로 활용가능한 우량품종 비중 30%, 전체 주식량 작물 소비량 비중 30%를 달성한다는 포부다. 농업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중국의 감자재배 면적은 약 8355무, 생산량은 9500만t으로 세계 최대 감자 생산 및 소비국으로 등극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감자'를 주목하면서 감자 관련 산업이 곧 100억 위안(약 1조9000억원) 규모의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당국이 '감자'를 주목한 것은 향후 늘어나는 식량수요 증가를 소화하기 위한 행보로 판단된다. 식량안보 유지를 위한 카드로 감자를 선택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오는 2020년 중국 식량수요가 현재 대비 5000만t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농업과학농산품가공연구소 다이샤오펑(戴小楓) 소장은 "감자는 중국인이 즐기는 만터우(饅斗 찐빵), 면류, 밀가루 등 주식품의 대체품을 가공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며 "감자의 주식량화, 영양과 건강을 위한 식품으로 부상시키고 단순생산에서 체계적 산업화와 가공화를 실현해 산업 전반을 '업그레이드' 하는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감자 재배 난이도가 높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 2013년부터 감자 주식화를 위한 품종과 가공식품 개발에 착수했다"며 " 최근 가공식품 생산에 적합한 10여개 우량품종을 선정해 베이징, 허베이(河北)성 등 9개 지역에서 시범 재배하고 가공식품 생산과 판매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북경일보(北京日報)는 24일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 내 관련 식품 가공기업 수가 많지 않은데다 기술력이 떨어지고 쌀이나 밀가루 대비 감자 가공식품 생산비용이 높다는 점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