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커지는 텃세… “정부 채널로 뚫어야”

2016-02-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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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모디노믹스가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지만, 실제 인도의 투자환경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자국 기업에 팔이 굽는 보호무역주의도 심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이 기술 차별화로 구축한 프리미엄 전략은 현지 소비자 성향엔 아직 맞지 않는 옷이다.

인도 정부의 개방정책으로 교역 규모는 급증했으나, 수출보다 수입 비중이 높아 매년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다. 누적되는 적자구조가 국가 재정건전성을 위협하자, 인도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수입 규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인도는 2013년말 기준 전세계 총 4519건의 반덤핑규제 조치 중 702건, 총 271건의 세이프가드 조치 중 36건을 차지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반덤핑규제, 세이프가드 조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에 대한 인도의 수입규제는 2014년 11월말 기준 전세계 총 163건 중 30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고질적인 재정적자에 세수를 늘리려 하면서 외국 투자기업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고질적인 세수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부당한 세금을 지속적으로 부과해 왔다.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적극적인 외국인 자본유치를 진행하고, 이에 따라 외자 유입도 상당히 증가했지만 잇따른 세금문제에 발목을 잡혀 투자자의 부정적 인식이 증가한다는 전언이다.

인도 조세당국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가에게 최저한세를 5년간 소급적용하겠다고 밝혔다가 투자 회수가 이어지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여느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인도도 가격이 중요한 시장이다. 인도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단가 압박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인도 소비자의 소득수준이 증가하면서 스마트폰이나 자동차를 처음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들은 가격저항력이 높아 구매시 가격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산뿐 아니라, 저가의 중국산까지 유입돼 가격압박이 심하다”며 “한국산의 기술력이 월등함에도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인허가 등 행정절차의 후진성도 여전한 듯 보인다. 무역연구원은 인도 당국이 건축재료, 금속, 전기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 100여개 품목에 대해 품질, 안전, 신뢰성을 확보하는 BIS 품질 인증을 강제로 시행해 관련 비용 지출이 크고 인증 규정도 자주 바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부간 협의채널도 확대해 진출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외경제연구소는 “인도와 고위급 협의체를 정례화하는 등 인도투자 관련 애로사항을 적시에 해결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인도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이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인도시장 동향에 관한 상세하고 구체적인 자료 제공과 함께 인도 현지 기업에 관한 업데이트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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