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인들과 활발한 교류…일본 소설가 쓰시마 유코 별세

2016-02-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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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산>, <웃는 늑대> 등 시대를 배경으로 삶과 죽음을 풀어냈던 '행동파' 지식인

지난 18일 향년 69세로 별세한 일본 작가 쓰시마 유코.[사진=문학동네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지난 주 움베르토 에코, 하퍼 리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타계 소식이 들려온 데 이어, 또 한 명의 작가가 작별을 고했다.

<사양> <인간실격> 등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딸이자 소설가인 쓰시마 유코가 폐암으로 투병하다 지난 18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69세를 일기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47년에 태어난 그는 1969년 <레퀴엠>으로 등단, <여우를 배다> <총아> <밤의 빛에 쫓겨> <웃는 늑대> <불의 산> 등을 펴냈다.

그의 작품엔 자신이 태어난 이듬해 아버지가 자살하고, 지적 장애가 있는 오빠가 12세 때 사망하는 등 비극적인 가정사가 반영되어 있다. 이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삶과 죽음의 문제로 연결한 <밤의 빛에 쫓겨>(1987년 '요미우리문학상' 수상),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이야기로 일본의 근대사의 민낯을 드러낸 <불의 산>(1998년 '다니자키 준이치로상'·'노마문예상' 수상) 그리고 전후 혼란기 정글같은 일본 사회에서 방황하는 고아들의 모습을 그려낸 <웃는 늑대>(2001년 '오사라기 지로상'·2011년 '마이니치 예술상' 수상) 등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2001년 '오사라기 지로상', 2011년 '마이니치 예술상'을 받은 <웃는 늑대>.[사진=문학동네 제공]


그는 한일작가회담에 꾸준히 참가하는 등 한국 문인들과 교류에도 관심이 많던 작가였다. 지난 2006년 신경숙과 함께 <현대문학>과 일본 문예지 <스바루>에 서한 에세이를 연재했으며, 2008년 서울에서 열린 '제1회 한·일·중 동아시아문학포럼'에서는 신 작가와 대담을 나눴다.

한편 그는 걸프전쟁(1991년) 때 작가 나카가미 겐지,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 등과 함께 일본의 '가담'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하는 등 '행동파' 지식인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국내에는 <불의 산>과 <웃는 늑대>가 각각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를 통해 번역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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