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 2월 분양단지서 청약 미달 속출…"미분양 급증 우려"

2016-02-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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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분양한 서초구 신반포자이 모델하우스 모습. 사진=GS건설 제공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연초 새 아파트 청약시장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지난해 말까지 두달 연속 미분양이 급증한데 이어 1, 2월 분양 단지에서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다음달까지 4월 총선를 앞두고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어서 미분양 증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달 12일까지 1·2순위 청약이 끝난 총 32개 사업장 가운데 약 47%인 15곳이 순위내 공급 가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급물량이 쏟아진 지난해 12월 총 96개 사업장 가운데 순위내 미달 단지가 37.5%(36개)였던 것에 비해 미달 비중이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총 12개 현장으로 전체의 37.5%에 그쳤다.

아직 청약이 진행중이지만 지난 12일 1순위 청약이 진행된 부산 충무동 금오아파트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두산위브 트레지움, 충남 아산 풍기 EG더원 2차 아파트 역시 모두 미달됐다.

지난해 가을까지 청약열기가 수도권 못지 않았던 천안시도 올해 1월과 2월 청약한 서북구 신상동 천안부성 e편한세상, 서북구 성성1지구 시티자이 등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임에도 순위내 미달됐다.

이달 초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에 지어진 DMC 파크뷰자이 1단지는 이달에 입주가 시작되는 '중고 아파트'이긴 하지만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물게 60가구중 7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수도권의 대표 신도시 화성 동탄2지구에서 분양된 신안인스빌 리베라 3·4차는 지난해 말 대규모 청약 미달에 계약률까지 부진해 지난달 분양승인을 취소하기도 했다.

반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자이와 대구의 e편한세상 대신, 범어 효성해밀턴 플레이스 등은 여전히 청약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1순위에 청약자들이 몰렸다. 특히 역대 최고 분양가 단지로 화제를 모은 신반포자이는 계약시작 6일 만에 전 주택형이 완판되기도 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신규 분양이 봇물을 이루며 내집마련 대기 수요가 일부 소화됐고 일부 지역은 분양이 집중돼 공급과잉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공급물량이나 분양가, 입지 등에 따라 인기지역에는 청약자들이 쏠리고 비인기지역은 외면받는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달 말부터 분양될 신규 아파트다. 건설사들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연초 미뤘던 분양을 3월까지 대거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는 2월 1만4791가구, 3월 4만9365가구 등 총 6만4000여가구에 이른다. 지난달과 이달 초 기분양 물량까지 합하면 1분기에만 7만1797가구가 쏟아지는 것으로 지난해 동기(4만7108가구) 대비 52.4% 증가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이 급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작년 12월말 현재 미분양 주택수는 총 6만1000여가구로 지난해 10월 말(3만2000여가구)에 비해 거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3월에 분양이 한꺼번에 몰리면 미분양이 우려 수준인 7만가구까지 늘어날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공급이 많이 몰린 지역에선 건설사 스스로 공급물량을 자율 조정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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