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일본 펀드 48개의 일일 수익률은 -7.58%다. 지난 한 주간 수익률은 -9.01%이며, 1개월 수익률도 -12.22%로 저조하다.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19.11%, -23.76%를 기록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인 KB KStar일본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한국투자KINDEX일본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경우 연초 이후 무려 35% 이상 손실을 냈다.
증시가 하락하면서 자금도 대거 빠져나갔다. 일본 펀드의 설정액은 총 1조745억원으로 11일 하루에만 4억원이 넘게 빠져나갔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일본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UH의 경우 연초이후 218억원이 감소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 9일 5.4% 폭락한 데 이어 10일에도 2.31% 하락했다. 11일 건국기념일 휴장을 빼면 3거래일 동안 12% 넘게 급락한 것이다.
이날 토픽스 지수도 장중 5 % 넘게 폭락했다. 수출주인 도요타는 6%넘게 급락했고 후지중공업과 소프트뱅크도 각각 10%, 7% 넘게 떨어졌다. 이 같은 폭락은 엔고에 따른 증시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증시 투매세가 유입되면서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엔화 가치는 지난 2주간 1998년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일본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아베 신조 총리와 4개월 만에 회담을 가졌다.
구로다 총재는 회담 후 "환율을 포함해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증시 급락에 대해선 "펀더멘털에 반하는 과도한 움직임"이라고 일축했지만, 이런 발언도 지수 급락을 저지하진 못했다.
전병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일본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크게 빠져나가고 있다"며 "아베 회동 이후에도 5% 넘게 밀린 건 시장의 실망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 연구원은 "아베 총리나 구로다 총재가 부양조치를 취한다면 반전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가 급락하면서 펀드 투자에 대한 우려도 크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하락폭이 반영되면 다음주 수익률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펀드는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지만 전망이 안 좋은만큼 비중을 낮추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