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중력파' 첫 입증 성공…"블랙홀 충돌로 발견"

2016-02-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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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존재에서 실제 첫 입증...인류 과학사 쾌거

[사진=LIGO]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인 지난 1916년 주장했던 '중력파'의 존재가 인류 과학 역사상 처음으로 확인됐다.

미국 과학재단(NSF)과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라이고)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측정 방식으로 중력파의 존재를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중력파에 대한 간접 증거는 발견됐었지만 직접 검출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력파는 중력장(중력이 작용하는 지구 주위의 공간)이 파동 모양을 이루면서 빛의 속도로 전파하는 물결이다. 일상 생활에서는 중력이 잘 느껴지지 않지만 중력에 파동이 있다면 공간과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 존재해왔다.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력파는 블랙홀 두 개(각각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 크기)로 이뤄진 쌍성이 지구로부터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서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중력파의 특성상 충돌과 결합은 13억 년 전에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때 중력파는 두 블랙홀이 충돌하기 직전 약 0.15초간 방출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속으로 충돌한 두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62배인 하나의 블랙홀로 변했고 이 과정에서 태양의 3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질량이 중력파 에너지로 빠져 나가 소멸했다. 또 가장 강도가 높았을 때 중력파로 방출되는 시간당 에너지는 관측 가능한 우주의 빛을 모두 합한 것의 50배에 이르렀다.

관측의 통계적 신뢰도는 5.1 시그마(σ) 이상으로, 잡음에 의해 우연히 이런 가짜 신호가 잡힐 확률은 500만분의 1 이하에 해당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관측된 중력파의 진동수 범위는 30∼150 헤르츠(Hz)로, 소리로 변환하면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저음이 된다.

라이고 연구팀은 레이저를 서로 수직인 두 방향으로 분리시켜 보낸 후 반사된 빛을 다시 합성해 경로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시공간의 뒤틀림을 측정했다. 최대 진폭은 10의 21거듭제곱분의 1이었다. 이는 1광년의 길이에 머리카락 하나 굵기 정도 수준의 엄청나게 미세한 변화가 생기는 데 해당한다. 

연구팀이 1차 관측을 시작한 작년 9월 12일부터 약 16일간 가동 기간에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력파를 검출한 시간은 작년 9월 14일 미국 동부일광시간(EDT) 오전 5시 51분, 국제표준시로는 오전 9시 51분,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6시 51분이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최초로 중력파를 직접 검출했을 뿐만 아니라, 최초로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계의 존재를 확인하고 블랙홀의 충돌과 합병 과정이라는 극적 현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빛이 보이지 않는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거나 중력 망원경 제작 등 과학 분양에 응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물리학회에서 발행하는 물리학계의 최고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실릴 예정이며 기자회견과 동시에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이번 연구가 과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면 올해 가을 발표될 2016년 노벨 물리학상의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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