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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몰카배틀', SBS '신의 목소리', KBS '머슬퀸'(왼쪽부터 시계방향) (MBC 제공/SBS 제공/아주경제DB)]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노병은 죽지 않았다. 사라지지도 않았다. 지난해 지상파 3사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 트로피를 하나도 챙기지 못했던 개그맨 이경규가 선보인 MBC ‘몰카 배틀’이 쏟아지는 설 연휴 예능프로그램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무관의 제왕임을 입증한 셈이다. 1990년대 이경규를 국민 MC 반열에 오르게 한 ‘몰래카메라’의 2016년 버전 격인 ‘몰카 배틀’은 시청률 11%를 기록, 2016년 새 예능프로그램 주인공 자리를 예약했다.
닷새간 ‘예능 전쟁터’에선 살아남기 위한 승부는 귀경길 전쟁만큼 치열했다. 지상파 3사는 정규 편성을 노리며 설 특집 예능 프로그램을 우후죽순 쏟아냈다. 특급 예능인은 물론, 언제나처럼 자기들끼리 신난 아이돌도 어김없이 판을 쳤다.
신작 예능의 범람에서 승자는 이경규였다. ‘몰카 배틀’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MBC ‘무한도전-예능총회’에서 “심야시간대의 먹방·쿡방이 비만을 야기한다. 밤 11시 이후 먹방·쿡방을 추방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그는 설 연휴, 오전 8시에 ‘이경규 요리원정대’라는 쿡방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눈을 끄는 데 성공했다.
KBS만이 시청률 10%를 넘긴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했다. 그나마 눈에 띄는 특집은 ‘머슬퀸 프로젝트’. 설 음식을 실컷 먹은 자책감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인 설 다음 날 오후에 편성하는 영리함이 돋보였다.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닌 건강하고 탄력 있는 몸매를 만든다는 목표로 늘씬한 여자 아이돌을 카메라 앞에 세워 여성 시청자에겐 운동 정보를, 남성 시청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다 모인 설 연휴, “애플힙”이라며 출연자 엉덩이를 집요하게 클로즈업하고, 반라의 몸으로 봉춤을 추는 프로그램에 채널을 고정한 집은 4.2%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