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건 PD(이하 이PD)는 <동물농장>이 다른 동물을 다룬 프로그램에 비해 15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요인으로 “동물이 진정한 주인공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타 프로그램은 사람이 주인공이고 함께 출연하는 동물이 사람의 시선에서 객체화되는데 반해, <동물농장>은 동물의 생각이 훨씬 더 중요하고, 따라서 자연스레 동물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 PD는, “동물의 눈으로 사람을 보면 낯설지만, 진심이 보인다. 무기력하고 약한 존재인 동물에게 사람들은 아주 솔직하게 자신의 본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은 더욱 좋은 사람으로 부각되고, 나쁜 사람은 최악이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 PD는 이처럼 15년 동안 다양하게 <동물농장>이 다뤄온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아이템으로 제일 먼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의 위대한 교감’을 꼽았다. ‘하이디의 위대한 교감’은 방송 당시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고 이상 행동을 보였던 동물들의 마음을 읽고, 함께 지내온 가족들과 소통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기획된 코너로, 동물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마음을 열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 엄청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PD는 “방송한 지 7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그 감동이 남아 있다, 동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원인을 해결해 주자 기적처럼 문제 행동이 해결됐다. 그 가슴 뛰는 변화의 감동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소감을 털어놓았다.
또한 이 PD는, 태어난지 얼마 안돼 부모를 잃은 ‘아기 황초롱이 6남매의 대리모 양육 프로젝트’도 기억에 남았던 방송으로 꼽았다. 이 PD는 “부모를 잃은 아기 황조롱이 6남매는 그대로 놓아 둘 경우 생명이 위험하고, 사람이 거두어 키울 경우 다시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고민 끝에 방송을 통해 적당한 대리모 황초롱이를 선정해 본격적인 황조롱이 대리모 양육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처음엔 자기 새끼인지 아닌지 얼떨떨해 하던 대리모 황조롱이는 이내 열심히 먹이를 먹이고 비행훈련을 시키는 등 훌륭히 어미의 역할을 다 했다. 한 달 여간의 프로젝트 후 아기 황조롱이들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던 첫 비행은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다”며 기억을 더듬기도 했다.
또한 이 PD는, <동물농장>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 PD는 “유기견, 길고양이에 대한 주민갈등, 허술한 동물구조체계,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불만 등 다양한 문제들이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제작진에게 다소 공격적으로 던져진다. 현재 이런 수요를 받아주거나 책임을 질 만한 공공기관이나 조직이 없어 결국 <동물농장>에 전화를 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아니다 보니 지금 당장 만족스러운 대안이나 해결책 제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제작진이 대신 비난받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프로그램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는 막내 작가들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매일 호소할 정도다, 지금 이러한 모든 현실을 <동물농장>이 조금씩 바꿔나가야 할 단초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난이나 힐책보다는, 세상에서 가장 약자인 동물의 편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제작진들을 격려하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동물농장>에 애정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당부의 말을 전했다.
2001년 5월 첫방송 된 이래, 수많은 동물 관련 취재와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동물농장>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대표 동물 방송으로 우뚝 섰다. 일요일 아침을 항상 책임지는 주말아침 대표 프로그램이 됐고, 년 동안 변함없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팬덤을 형성해왔다. 또한 15년 동안 <동물농장>을 통해 한국 사회는 동물복지를 향한 의식도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해 ‘동물’을 향한 우리의 관련 법규나 의식은 걸음마 수준이다. <동물농장>이 아직 더 가야 할 길이 바쁜 이유다. 만 15년이 넘어 2016년에도 힘찬 도약을 계속할 <동물농장>의 활약이 기대된다. SBS TV <동물농장>은 매주 일요일 아침 9시 3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