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노스페이스·블랙야크 등 유명 아웃도어 제품에 사용하는 물질이 암이나 생식기능 저하 등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그린피스 등에 따르면 유명 아웃도어 40개 제품 중 4개를 제외한 모든 샘플에서 유해물질인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 과불화 화합물은 방수성과 방유성이 뛰어나 섬유·가죽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소비재 및 산업 공정에 사용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초로 2014년 6월부터 이온성 긴사슬 PFC가 1μg/m2 이상 함유된 섬유의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일부 PFC계 물질을 주요 유해물질 목록에도 추가하는 등 2020년까지 해당 물질의 배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거나 대폭 줄일 계획도 세웠다.
노르웨이뿐만 아닌 선진국들 중심으로도 PFC 사용을 줄이거나 금지하는 등의 규제강화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앞선 2006년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과불화 화합물의 발암 가능성이 크다는 공식발표가 있었다.
지난해 미국은 자국 내에 과불화합물 사용을 95% 이상 줄이는 동시에 기업들에게 자발적인 규제를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과불화 화합물이 의류, 신발, 배낭, 텐트, 침낭 등 광범위한 아웃도어 품목에서 검출되고 있지만 아웃도어 열풍은 식지 않기 때문이다. 그 만큼 과불화 화합물에 노출될 우려가 높은 환경에 직면한 셈이다.
조사결과를 보면 아웃도어 브랜드의 신발, 바지, 텐트, 침낭 샘플과 재킷 샘플 11개 중 9개, 배낭 샘플 8개 중 7개가 PFC 덩어리 제품이었다.
재킷, 바지, 등산용 밧줄에서는 가장 많은 휘발성 PFC를 함유하고 있었다.
또 11개 샘플제품의 경우는 유럽연합(EU)의 PFOS허용치 1μg/m2를 초과하는 이온성 PFC PFOA(과불화옥탄산)가 검출됐다. 현재 EU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에 따라 PFOA 규제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물질이다.
반면 우리 환경당국은 과불화 화합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관련 규제의 후속처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그린피스 측은 “18개 제품에서 긴 사슬 PFC의 일종인 PFOA도 검출됐다”며 “PFOA는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큰 독성 물질로 일부 유럽국가는 이미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보미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디드릭슨즈, 퓨야, 피엘라벤, 파라모 등 유럽 브랜드들은 이미 전 제품을 100% PFC-free원단으로 생산하고 있다”면서 “유해물질의 배출을 막기 위해서는 블랙야크·노스페이스 등도 ‘PFC-free’ 동참이 필요하다. 유해물질 사용을 당장 중단하고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