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도시로 떠나는 젊은층을 붙잡기 위해서 이탈리아 농촌 지역들이 발벗고 나섰다.
지난 1980년대 이래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이탈리아의 오스타나 마을에서 28년만에 아기가 태어나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오스타나 마을의 꿈이 이뤄졌다. 이 작은 마을에서 무려 28년만에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오스타나의 시장인 지아코모 롬바르도는 "지난 1975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됐고 1976년부터 1987년 사이에 단 17명만 출생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스타나는 이번에 태어난 아기까지 포함해서 총 85명만 거주할 정도로 심각한 인구 부족에 놓여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탈리아 농촌 지역 대부분이 겪는 문제로 젊은층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게 일반적이다. 오스타나만 봐도 식료품점 하나, 술집 하나, 음식점 두 개만 있을 정도로 소비 지출이 낮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할 사업도 전무하다.
그러나 시칠리아 등을 포함한 남부 지역에서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특별한 조치 덕분으로 남부 지역의 한 마을은 사망률을 늦추고자 지역 거주자들이 건강 검진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죽는 것을 불법으로 만들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시칠리아섬에 있는 간지 마을의 지역 의회는 20채에 이르는 집을 2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매매하기로 결정했다. 2달러면 한국돈으로 2000원쯤으로 사실상 공짜나 마찬가지다. 단, 부동산 구매자는 집을 개조하기로 약속해야 한다.
비록 간지에는 7000명에 이르는 거주자가 있으나, 이 지역 정치인들은 간지도 곧 오스타나처럼 급격한 인구 감소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한다.
오스타나도 이번 아이 출생을 지역 사회가 인구 증가를 위해 노력한 데 따른 결과로 본다. 수년 전 마을을 떠나길 원했던 아이 부모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덕분이라는 것이다. 롬바르도 시장은 앞으로 인구 증가를 위해서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