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으로는 17년만에 유럽 순방길에 오른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은 막대한 규모의 계약 체결로 경제협력 가속화에 불을 당기고 있다. 또 이란 미국과는 직항 노선을 재운영 등을 검토하면서 국제사회 복귀로 잰 걸음을 옮기고 있다.
◆ 이탈리아에서 22조 계약체결…프랑스·독일 업체들과도 협력 이어질 듯
이탈리아 송유관업체인 사이펨과는 맺은 계약만도 50억 유로(6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날 사이펨의 주가는 밀라노 증시에서 18.5% 폭등했다. 이밖에도 철강업체 다니엘리, 에너지업체 안살도 에네르자, 조선업체 핀칸티에리를 비롯해 이탈리아 국영 철도회사 등이 이란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를 방문한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시장은 이탈리아와 유럽 투자자들에게 전체 (중동) 지역에서 우뚝 설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도 "우리는 긴 여정의 시작에 있을 뿐"이라며 "이란뿐 아니라 전체 (중동)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계절로 향하는 첫발"이라고 화답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27일 방문하는 프랑스에서도 대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체인 프랑스의 푸조, 독일의 다임러 벤츠를 비롯해 유럽 기업들은 이란과의 사업 재개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 항공분야의 투자 가속화…"관광산업 투자 늘어날 것 "
세계시장으로 재진출하는 이란이 가장 먼저 공들이는 것은 항공분야이다. 교역규모의 성장과 관광산업 육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앞서 24일 압바스 아쿤디 이란 교통장관은 27일 시작되는 로하니 대통령이 파리 방문 기간에 에어버스 114대를 구매하는 계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로하니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프랑스 업체 아에로포르 드 파리·부이그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란의 노후 공항들을 개·증축하는 4억 유로(약 5000억원) 규모의 사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국과의 직항노선 재개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CNN은 25일 이란 현지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항공 측은 매일 뉴욕행 직항노선을 다시 운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처럼 이란이 항공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국제적 무역규모의 확대뿐만 아니라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관광산업은 주수입원인 석유의 가격이 하락으로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또다른 대체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이란의 아쿤디 교통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석유 가격의 하락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관광업 부문에 있어 90%에 달하는 투자가 민간에서 이뤄졌으며, 제재 하에서도 민간 투자자들은 관광업에 투자를 했었다"라고 활발한 관광업 투자 상황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