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들 “최경환 장관이 누리과정 예산 직무유기…정부 법적 조치하면 단호 대처”

2016-01-06 16:35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누리과정 예산 마련을 놓고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진통을 겪으면서 최경환 기재부 장관이 편성을 않는 교육감에 대해 직무유기라며 경고한 데 대해 시도교육감들이 강력 반발했다.

6일 장휘국 광주교육감, 조희연 서울교육감, 이재정 경기교육감, 김승환 전북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 이청연 인천교육감 등은 서울교육청에서 회견을 열고 “법적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법적으로 교육감이 지원하지 않도록 돼 있는데 이를 강요하는 최경환 기재부 장관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정부가 법적 조치를 취할 경우 교육감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은 “최경환 장관이 법적 제재를 얘기했는데 교육감들을 압박해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어서 안타깝다”며 “과연 정부가 보육대란을 막기 위한 의지가 있는지 파국으로 몰고 가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최 장관이 직무유기라며 감사원 감사와 검찰 고발을 운운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니고 보육대란이 코 앞에 와 있는 상황에서 수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법원 판결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교육감에 책임지라 하는 것은 교육비를 빼앗는 것으로 공교육 포기나 다름 없다”며 “어린이집 누리고과정 예산은 원래는 교부금 지급 대상도 아니고 의무지출 경비로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정한 것도 상위법을 위반하고 있는데도 최 장관은 불법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육감은 또 “올해 교부금이 1조8000억원 증가했다고 하지만 인건비 자연증가분 1조2000억원에 지방채 원리금 상환만 4000억원이 증가해 이를 충당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라며 “부동산취등록세가 증가해 지자체전출금이 늘어가는 것은 맞지만 2년후까지 정산하게 돼 있고 지자체의 조기 전출 의지 없이는 전입이 불투명하고 조기 전출이 이뤄진다고 해도 2017년 것을 미리 당겨 쓰는 것으로 안정적 재원확보 방안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무슨 권한으로 선출직 교육감들에게 감사 운운하고 제재를 가하겠다고 겁박을 주는 것이냐”라며 “이는 교육감에 대한 겁박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것으로 엄중 경고하고 항의한다”고까지 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해에는 기재부와 교육부가 나서 국고 5000억원 지원과 지방채 1조 발행 허용으로 넘어갔지만 올해는 이런 노력도 없이 오히려 압박만 가하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위협을 가하고 있어 길이 안 보인다”며 “정부가 국고 부담을 약속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장휘국 교육감은 “2014년 교육부에서 긴급대책으로 명퇴수당을 지방채로 낼 수 있게 해줄테니 돌려라 해서 재정여건상 반대도 있었지만 받아들였는데 올해는 3000억만 우회지원하고 정부가 노력도 하지 않고 있고 누리과정 예산은 2014년 교육부조차 교부금이 아니라 따로 요청했지만 기재부가 잘랐다”며 “정부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교육감을 겁박하고 있는데 매우 폭력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연석회의를 통해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시도교육청이 참가하는 토론회를 10일 이전 열자고 촉구하고 여야 대표, 기재부 장관, 교육부 장관, 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15일 이전에 열어 해결방안을 마련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되지 않으면 당장 보육비를 29만원 더 내야 할 지경이 됐는데도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도교육청도 파국을 앞두고 마치 남 얘기를 하는 것처럼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집행 당사자인 서울과 경기 등 시도교육청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삭감한 시도의회에 대해 적극적인 설득 노력이 없이 오히려 벼랑끝 전술을 쓰는 시도의회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시도의회의 입장이 강경해 설득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논의도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화에도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시도의회 역시 무책임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당장 국민들이 불편이 예상되는데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삭감하거나 경기의 경우처럼 아무 의결도 이뤄지지 않아 준예산 상황이 되게 만드는 등 강경기조로 치닫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이들 시도의회는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만 편성 되더라도 전용을 통해 수개월 동안 시간을 벌 수 있는데도 이같은 길을 막아 오히려 일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추가 지원의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는 등 서로 한발짝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라는 주문이 나온다.

정부는 지자체전입금 등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는 자금만 들먹일 것이 아니라 시급하게 전액이 아니라 일부라도 추가 예비비 지원이나 지방채 발행 허용 등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청도 누리과정 예산의 편성을 위해 시도의회를 적극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