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지도부는 신중국 역사상 보기드문 군사력 강화 조치를 지난해 마지막 날과 올해 첫날 잇달아 발표하면서, 지난해 11월 말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군사위 개혁공작회의' 연설에서 발표한 중국군의 총사령부인 중앙군사위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방·군대개혁안의 서막을 열었다.
당시 시 정부는 큰 폭의 개편을 앞두고 '강한군대(強軍) 건설을 다짐하면서 '혁명적 변혁', '전면적 군개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지난 1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육군(통합)지휘기구'와 '미사일군', '전략지원부대'라는 새로운 세 개의 군 기구를 창설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아주경제는 국민대학교 중국인문사회연구소와 공동기획으로 총 6회에 걸쳐 '시진핑 군 개혁을 이끄는 8人'이라는 주제하에 시진핑 지도부의 군 개혁을 이끌 8명을 중심으로 한 개혁의 속내를 들여다 본다.
아직 중국의 공식 발표는 없는 상태로 본지는 전반부 시진핑 지도부의 7대군구를 바탕으로 한 후반기 시 지도부의 군(軍)엘리트를 추려내 보고자 한다.
◆시진핑, 왜 군 개혁인가
현재 중국군 체제인 7대 군구는 동·남중국해에서 미·중, 중·일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군구 단위로는 미·일의 군사력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 주석은 미국처럼 연합사령부(합동참모본부)를 설치해 육·해·공군의 지휘권을 한곳에 모으는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사불란한 지휘·명령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는 "시진핑 정부의 이러한 군 개혁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군부패의 몸통'이라고 하는 쉬차이허우(徐才厚)에 대한 처분이 완료되면서 군 내부의 반(反) 시진핑 세력에 대한 정치작업이 상당부분 완료됐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7대 군구체계는 각 군구간의 합동작전이 용이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작전수해에 있어서 효율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소는 시 주석이 향후 당과 중앙군사위원회(군사위)의 중국군에 대한 중앙집중적 군 지휘를 강화하는 한편, 군 기율검사위원회를 신설해 당의 군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체계를 확립해 엄격한 군기율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을 도와 군내 반(反)부패 개혁 작업을 주도하던 핵심 측근인 류위안(劉源) 상장(한국의 대장급)의 퇴역이 시 지도부의 군 개혁과 맞물려 중국군 수뇌부에 일대 회오리바람을 몰고 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류 상장은 류사오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의 아들로 시 주석과 함께 ‘태자당’ 출신이자 그동안 쉬차이허우(徐才厚)와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구쥔산(谷俊山) 전 총후근부 부부장을 처벌하는 등 군 부패 척결을 주도하며 시 주석의 군권 장악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시진핑 지도부가 사활을 건 군 개혁의 중심에는 누가 있을까.
◆시진핑 軍 움직이는 38人…핵심인물은 8人
중국 군은 최고계급인 상장(별 세개) 38명이 200만이 넘는 중국인민해방군을 지휘하고 있다.
이들 중 육군상장이 29명으로 절대 다수이며 공군상장은 4명, 해군상장은 3명, 2명은 무장경찰부대 상장이다. 이들 38명 중 군사위에 소속되어 있는 상장은 10명, 야전군이라고 할 수 있는 7대군구에 28명의 상장이 배속돼 있다.
2012년 11월 시 주석이 당총서기에 선출된 후 직접 상장 계급장을 달아 준 장군들은 총 21명이다. 이는 현직 전체 상장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전임 총서기였던 장쩌민은 집권 기간 동안 8차례에 걸쳐 79명의 상장을 진급시켰고, 후진타오의 경우 10년동안 10차례에 걸쳐 56명에게 상장계급장을 달아주었다.
이처럼 시 주석은 집권 3년 동안 4차례에 걸쳐 많은 수인 21명을 상장으로 진급시켰다. 때문에 시 주석이 전임 총서기들에 비해 상장들에 대한 물갈이에 더 적극적일 수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시 지도부의 군 개혁을 이끌 엘리트 집단 8인 중 핵심 인물로 △웨이펑허(魏鳳和·61)를 꼽았다.
현역 38명의 상장들 중 33명은 신중국 성립 후 출생한 1950년 이후 출생자들로, 현 군사위 부주석인 판창롱(範長龍)과 창완촨(常萬全)국방부 장관, 자오커스(趙克石) 총후근부 부장, 우성리(吳勝利)해군사령원, 마샤오톈(馬曉天) 공군사령원은 1940년대에 태어난 장군들이다.
이들 5명을 제외하면 현역 상장 중 가장 이른 나이에인 58세에 상장을 단 웨이펑가 실세중의 실세라는 설명이다.
실제 2020년까지 '미래전에 대비한 G2시대의 중국군의 군사 강대국화'를 제창하고 있는 시 지도부는 지난 1일 미래전에 대비해 설립한 제2포병의 수장이었던 웨이펑허를 로켓군사령관에 앉혔다.
시 지도부는 또 초대 육군사령관에 리쭤청(李作成·62) 청두군구 사령관을, 전략지원부대 사령관에 가오진(高津·56) 전 제2포병 참모장 등을 임명했다. 시 주석은 이날 "새로운 부대는 중국의 꿈(中國夢)과 강군의 꿈(强軍夢)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시진핑의 '강군의 꿈'을 이룰 군 엘리트로 1954~1955년생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켓군은 기존의 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을 개편한 것으로, 육·해·공군(현 통합 육군사령부)에 이어 중국군의 제4 병종(兵種)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전략지원부대 사령관에 임명된 가오진 역시 웨이펑허 밑에서 제2포병 참모장 등을 지낸 인물로, 웨이펑허를 도와 우주군과 전자 정보군, 사이버전 부대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군사력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펑허의 경력을 살며보면 시 주석과 직접 연결될만한 경력은 찾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시 주석이 총서기로 선출된 직후 가장 중요한 전략핵무기 담당부대의 사령관으로 임명됐고, 이는 웨이펑허의 최초 상장 진급이 시 지도부의 군 수뇌부 개편의 시작이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이외 54년생인 △차이잉팅(蔡英挺) 상장 △쑹푸쉬안(宋普選) △팡펑후이(房峰輝) △류아오쥔(劉粵軍) 상장과, 시 지도부의 군 개혁에 있어 첨병 역할을 할 인물들로 55년생 상장그룹으로 △자오쭝치(趙宗岐) △왕닝(王寧) △먀오화(苗華) △쩡웨이핑(鄭衛平)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