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코리아] '현대차 도시' 쯔양, 中 상용차 전진기지 '발돋움'

2016-01-0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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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新실크로드를 개척하라 (1) - 중국

현대차 '쏘나타' 택시가 중국 쓰촨성 쯔양시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쓰촨현대]


아주경제(중국 쯔양) 이소현 기자 = 지난해 12월 22일 중국 쓰촨(四川)성 성도인 청두(成都)시에서 동남쪽으로 구불구불한 G76번 고속도로를 타고 100㎞ 달려 도착한 쯔양(資陽)시. 도시 전체가 흙먼지 풀풀 날리는 ‘공사판’이었다.

우리에겐 ‘대지진’과 ‘매운 음식’이라는 이미지만 떠오르는 이곳 쓰촨은 중국 정부가 지난 2000년에 시작해 50년에 걸친 계획을 세운 ‘서부대개발’의 중심지다. 시진핑 주석이 강력히 추진 중인 ‘일대일로’ 정책에서도 충칭(重慶) 등과 함께 서부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15년이 지난 지금 쓰촨의 성도인 청두는 중국 서부 중심도시로 면모를 갖춰가는 반면, 쯔양시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모습이다. 쯔양시에서는 청두시에서 본 고층 빌딩과 고급 외제차 대신,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단층 건물과 덤프트럭‧포크레인 등 건설차량들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청두와 쯔양시가 눈에 띄게 다른 점은 도로위 택시다. 청두시엔 신‧구형 모델 차이만 있을 뿐 연두빛깔 폭스바겐 제타 택시가 점령했다. 쯔양시에서는 차체는 파란색, 범퍼는 주황색인 현대차 ‘쏘나타’ 택시가 눈에 쏙 들어왔다.

쏘나타 택시는 한적한 쯔양시내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쓰촨에서도 편벽(偏僻)한 시골쯤으로 여겨지는 쯔양시에 쏘나타 택시의 등장은 현대차 최초의 상용차 해외공장인 ‘쓰촨현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베르나,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밍투(한국명 쏘나타LF), 투싼 등을 쯔양시 도로 곳곳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쓰촨성 쯔양시는 현대차가 2012년 8월 중국 상용차 메이커인 난쥔(南骏)기차와 상용합자 회사인 쓰촨현대를 설립하고 신공장을 건설한 이후 ‘현대차 도시’로 발돋움하는 모습이다.

하영호 쓰촨현대 생산관리부 차장은 “3년 전만 해도 쯔양 시내에 돌아다니는 현대차는 모두 주재원들 차라서 단번에 알 수 있었지만, 요즘은 중국인도 많이 타고 다녀 구분이 어려울 정도”라며 “주재원들 차로 쏘나타, 투싼 등이 제공되면서 쯔양시내에서 자연스럽게 현대 브랜드가 홍보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쓰촨성 자양시에 있는 쓰촨현대 상용차공장 생산동 2라인에서 대형 트럭 창후(創虎·국내명 트라고 엑시언트)가 조립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 쓰촨현대, 첫 해외 상용차 공장...최첨단 자동화 품질 설비‧대량생산 체제 갖춰

고속도로를 벗어나 쯔양시내를 차로 5분 정도 달리다보니 일렬로 늘어선 가로등에 ‘四川現代(쓰촨현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현대차 공장 단지 부근임을 알렸다. 부지만 152만㎡(45만9800평)이고 건평 20만㎡(6만500평) 규모다.

어쩌다 해가 뜨면 개가 이상하게 여기고 짖는다고 할 정도로 쓰촨은 안개가 많고 해가 적다. 이날 한달에 두세번 볼까 말까한 해가 떠 비교적 따뜻한 외부와 달리, 오전 11시 20분께 쓰촨현대 상용차가 만들어지는 생산동에 들어서자 으슬으슬한 기운이 느껴졌다. 벗었던 외투를 다시 입게되는 한기 속에서도 쓰촨현대 생산동 작업자들은 상용차 조립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쓰촨현대 생산동은 총 3개 조립라인으로 구성됐다. 2라인에서는 현대 엠블럼을 단 대형트럭 ‘창후(創虎)’의 운전석 조립이 한창이었다. 차 후진경보음으로 익숙한 ‘엘리제를 위하여’가 들리자 의장라인에서 조립된 창후의 운전석이 크레인을 타고 내려왔다. 이어 작업자들은 엔진과 운전석 조립작업을 이어갔다.

한국명 트라고 엑시언트인 이 모델은 지난해 5월 중국 시장에서 출시돼 2000여대 이상 팔렸다. 볼보 FH480를 제치고 ‘2015 중국 올해의 트럭’에 선정되는 등 중국 상용차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차체까지 완전 조립된 창후 운전석에 올라타자 2층 침대가 눈에 띄었다. 중국은 대륙답게 기본적으로 트럭 운전수들이 24시간 2~3교대로 운행한다. 최대 3명의 운전수가 5000㎞ 이상 거리를 운전하기 때문에 2층 침대, 넉넉한 수납공간, 냉장고 등 옵션들이 갖춰져 있다.
 

중국 쓰촨성 자양시에 있는 쓰촨현대 상용차공장 생산동 1라인에서 난쥔기차와 합작모델인 중소형 트럭 '루이캉(서강‧瑞康)'이 조립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생산동 1라인에서는 남쥔기차와 합작해 만든 ‘CHMC’ 엠블럼을 단 루이캉(서강‧瑞康) 모델 조립이 한창이었다. 중소형 트럭이라 대형 트럭인 창후가 생산되는 2라인과 달리 여성 작업자들이 라인 전체에 배치돼 꼼꼼하게 조립 중이었다.

쓰촨현대는 연산 15만대 규모의 최첨단 트럭 생산공장으로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라인은 물론 엔진공장까지 갖추고 있다. 현대차가 글로벌 상용차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차게 지은 해외 첫 상용차 공장이지만, 중국이 신창타이(新常態)에 진입하면서 산업수요가 줄어든 탓에 움츠려든 상황이다.

현재 쓰촨현대는 연간 3000여대를 생산하고 있다. 창후가 생산되는 2라인 설비능력은 1시간에 6대 생산이 가능하지만, 2대를 생산 중이다. 설립 초기 2교대 생산을 염두에 뒀지만, 현재는 1일 8시간 1교대 근무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 생산인력 1500명에서 현재 1000여명 직원이 근무 중이다.

건설수요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중국 상용차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오는 2020년까지 최대 53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중급형 상용차 브랜드 론칭과 함께 중국형 전략 상용차 6종, 친환경버스를 포함한 버스 4종 등 총 10종 신차를 출시해 중국의 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을 세웠다.

김형국 쓰촨현대 생산본부 부장은 “쓰촨현대는 중국내 어떤 공장보다 자동화가 잘된 최첨단 품질 설비와 대량생산 규모를 자랑한다”며 “중국내 산업수요가 회복되고, 내년 중국형 마이티(프로젝트명 QTC)가 1라인에서 생산되면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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