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영화결산] 천만 영화vs다양성 영화, 관객들의 선택은?

2015-12-31 09:00

[사진=영화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거인', '소셜포비아' 메인 포스터]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공평한 한해였다. 2015년 영화계는 대규모 제작비의 대작영화부터 다양성영화, 한화와 외화까지 고루 사랑을 받았다. 영화 ‘국제시장’을 시작으로 ‘베테랑’, ‘암살’, ‘어벤져스’가 천만 관객을 이끌었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거인’, ‘소셜포비아’ 등 다양성영화들도 위세를 떨쳤다. 올 한해 영화계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던 작품들을 되짚었다.

먼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 없는 덕수(황정민 분)와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아버지 이야기를 다룬 영화 ‘국제시장’은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중년관객들을 극장가로 이끌며 누적관객수 1426만1582명을 동원했다. 이는 올해 첫 천만영화이자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2위인 성적.

이어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크로스 오버 작품인 어벤져스의 후속작이다. 누적 관객수 1049만 4,499명을 기록하며 두 번째 천만 영화로 위세를 떨쳤으며 대한민국 서울과 의왕에서 촬영한 분량이 포함되며 한국 관객들의 궁금증을 모은 바 있다.

또한 최동훈 감독의 ‘암살’,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 여름 극장가를 휩쓸며 나란히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두 영화는 각각 누적관객수 1270만5700명, 1341만4009명을 기록하며 역대 영화 흥행순위 7위와 3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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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영화의 여파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배우 유아인과 황정민. ‘베테랑’의 유아인은 안하무인 재벌 3세 역으로 독보적인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또 ‘국제시장’, ‘베테랑’의 황정민은 각각 가장 평범한 아버지와 한 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 형사를 맡아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로 관객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처럼 ‘천만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다양성영화의 인기 또한 눈여겨 볼만한 점이었다. 3월 개봉한 홍석재 감독의 ‘소셜포비아’는 온라인의 ‘마녀사냥’에 대한 시각과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제 24회 부일영화상에서 홍석재와 변요한에게 각각 신인감독상과 신인남우상을 선물, 다양성 영화 인기에 시작을 알렸다.

또한 작품성으로 제 36회 청룡영화상의 신인감독상과 신인남우상을 휩쓴 작품이 있다. 바로 영화 ‘거인’이 그 주인공이다. 김태용 감독의 ‘거인’은 무책임한 아버지를 떠나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17살 소년 영재(최우식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배우 최우식은 이 작품을 통해 제35회 한국 영화평론가협회상, 제2회 들꽃 영화상 신인남우상,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부산영화 평론가협회상 시상식 신인 남우상까지 휩쓸며 신인 남자 배우 부문 5관왕에 오르는 괄목할만한 활약을 보여줬다.

신수원 감독의 영화 ‘마돈나’는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평범한 여자 미나(권소현 분)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그의 과거를 추적하던 중 밝혀지는 놀라운 비밀을 담은 영화로 신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칸 영화제에 2회 입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부문 초청에 이어, 제17회 리우 데 자네이루 국제 영화제의 월드 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 됐으며 제26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 아시안 이미지 부문에도 공식 초청됐다. 거기에 하와이에서 진행된 35회 하와이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대상인 할레쿨라니 황금난초상을 수상, 그 작품성을 입증했다.

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 제34회 밴쿠버국제영화제에 초청 등 화제를 모았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또한 기념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주연배우 이정현은 이 작품을 통해 제 36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를 기회로 다양성 영화가 더 사랑받아서 한국 영화도 발전되면 좋을 것 같다”는 인상 깊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올해 흥행성, 대중성을 잡은 대작 영화들과 작품성, 참신함을 겸비한 다양성 영화까지 그야말로 잘 차려진 잔칫상 같았던 2015 영화계. 더욱 다양한 입맛과 더욱 많아진 한국 관객들의 2016년은 어떤 기록과 풍경과 성과를 낼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