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대형 유통업체들이 마이너스 매출을 메우는 수단이자 납품업체들로부터 과도하게 뜯어온 판매수수료율이 최근 4년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고양이눈물만큼 내릴 뿐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도 백화점·TV홈쇼핑 판매수수료율 등 분석결과’에 따르면 백화점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7.9%로 2011년에 비해 겨우 1.3%포인트 하락했다.
당시 각종 추가 비용 등 납품업체들의 부담이 논란으로 번지자 정부는 대규모유통업체들의 부당 비용전가 행위에 대한 조사와 판매수수료율 인하압박을 가해왔다.
그러나 4년 만에 겨우 1포인트 하락대를 보이는 등 올해 27.9%에 머물렀다. 최근 백화점 판매수수료율의 변동현황을 보면 2011년 29.2%에서 2012년 28.6%, 2013년에는 28.5%, 2014년 28.3%, 2015년 27.9%로 집계됐다.
백화점들이 해마다 최대 0.6%~최소 0.1% 낮추고 있지만 시늉만하고 있는 셈이다. 예컨대 1만원짜리 제품을 팔 경우 백화점은 판매수수료로 2790원을 챙긴다는 하소연은 여전하다.
업체별로는 롯데가 28.5%로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신세계(28.4%), AK플라자(28.1%), 갤러리아(27.6%) 등의 순이다. 특약매입 평균 판매수수료율에서도 롯데가 30.1%를 기록하고 있다.
신세계(29.2%), 현대(28.0%), 갤러리아(28.5%), AK플라자 (28.4%), 동아(24.4%), NC(22.9%) 등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약매입은 납품업체로부터 반품조건부 등 상품을 외상 매입해 판매하는 거래다. 백화점이 판매하고 남은 물건은 판매수수료를 공제 후 반품하면서 각종 비용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많았다.
과도한 판매수수료율로 매번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던 TV홈쇼핑도 평균 33.5%에 그칠 뿐이었다. 이는 전년에 비해 0.5%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판매수수료율 조사가 시작된 2011년(34.1%)과 비교하면 0.6% 감소한 수준이다. 1만원짜리 제품을 팔면 백화점보다 높은 3350원을 수수료로 챙긴다는 의미다.
TV홈쇼핑 중 판매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업체는 현대홈쇼핑(36.7%)이었다. 이어 CJ오쇼핑(35.9%), 롯데(35.4%), GS(33.8%), 홈앤쇼핑(31.1%), NS(30.5%)가 뒤를 이었다.
특히 백화점들은 판매수수료율을 소폭 줄이는 대신 인테리어·판매촉진비·광고비 등 추가비용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추가비용은 2013년과 비교해 340만원가량 오른 평균 4970만원을 기록했다. 추가비용 중에서 인테리어비용이 4700만원으로 가장 컸다.
백화점 추가비용은 롯데가 639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TV홈쇼핑의 경우 9770만원인 CJ오가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백화점이 해외명품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명품 판매수수료율이 22.1%로 평균치보다 크게 하락했다.
서남교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납품(입점)업체들이 대규모 유통업체들의 판매수수료와 추가 소요비용 수준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거래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판매수수료율 등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