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의 여성 생리주기 관리 어플 ‘다이마(大姨嗎)’는 이렇게 탄생했다.
다이마는 큰이모님이라는 뜻의 중국어 ‘다이마(大姨媽)’와 발음이 같다.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큰이모는 생리의 속어로 쓰인다. “큰이모가 오셨다”라고 하면 생리가 시작됐음을 뜻한다. 생리주기 관리 어플로 시작한 다이마는 오늘 날 여성 건강관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성 전용 온라인 쇼핑몰을 한데 합친 여성전용 종합 어플로 자리매김했다. 가입자 수만 1억명이 넘으며, 하루 5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여친을 위해 다이마를 개발한 ‘사랑꾼’은 다름아닌 올해 겨우 30세된 청년 창업가 차이커(柴可) 캉즈러쓰(康智樂思)네트워크과기유한공사(이하 캉즈러쓰) CEO다. 캐나다 유학파출신인 차이커는 귀국하자마자 각종 어플을 개발해 창업에 도전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심기일전 끝에 창업 3년 째 되던 해인 2012년 1월 ‘다이마’어플을 첫 출시했다. 그가 도전한 세 번째 창업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대박을 터뜨렸다.
그의 인생 사업 목표도 바로 여성을 위해 더 좋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는 여성의 일대기에서 초경·월경·결혼·임신·갱년기 등 중요한 순간 순간마다 다이마가 함께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렇게 해서 지난 해 10월엔 임산부 건강관리 전용 어플 ‘하오윈마(好孕媽)’도 선보였다.
차이커가 창업한 회사에도 여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월 1일 유급 생리휴가다. 차이커는 중국 인터넷기업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다른 인터넷 기업에서 이를 도입하도록 캠페인도 벌이는 중이다. 덕분에 현재 스타트업 일자리 정보 사이트인 라거우왕(拉勾網), 여성제품 온라인 쇼핑몰 모구제(蘑菇街) 등 다른 벤처 인터넷기업에서도 속속 유급 생리휴가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오늘 날 다이마는 끊임없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여성 건강관리 뿐 아니라 SNS와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상태다. 미용 화장품·의료건강·식품·자동차·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 업체와 손 잡고 짭짤한 광고수익도 얻고 있다. 삼성, 애플 등 IT 기업과도 파트너 십을 맺었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하는 삼성 스마트워치 기어S2나 애플워치에는 다이마 어플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다이마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빅데이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1억명이 넘는 광범위한 여성 이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한 것. 이를 기반으로 매년 여성 건강백서도 발표하고 있다. 올해엔 아예 ‘여성건강데이터연구원’도 설립했다.
각종 스마트 건강기기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3년 9월 중국 벤처기업 피쿡(PICOOC)과 함께 스마트 체중계를 공동 개발하는가 하면 이듬해 3월엔 중국 의료벤처기업 루이런의료와 함께 여성 전용 스마트 체온계도 출시했다.
다이마의 적극적인 사업 행보에 투자금도 몰려오고 있다. 최근 중국 건강보조식품 업체 탕천페이젠(湯臣倍健)이 다이마에 1000만 달러 지분 투자했다. 앞서 2014년 세콰이어캐피털 등으로부터 3000만 달러 C급 투자도 유치했다. 현재 다이마 가치는 2억 달러가 넘는 스타트 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중국 여성전용 어플 시장도 점차 '레드오션'으로 변질되고 있지만 다이마의 시장 지위는 독보적이다. 다이마를 시작으로 각종 후발업체가 줄지으면서 현재 중국에 여성전용 어플 200여개가 난립하고 있지만 다이마는 여전히 1억 명 이상의 여성과 동고동락하며 1위 어플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