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19) 영화계 '화웨이' 꿈꾸다― 즈뎬우셴

2015-1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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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 리카이 CEO

영화티켓 소셜커머스 사이트 '코무비'로 시작

'미래영화관' CIAS 기술 개발…전국 1800개 영화관 도입

[ 그래픽= 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6월 열린 중국 상하이 국제영화제 기술박람회에 ‘미래영화관’ 이 등장했다. 'CIAS'라 이름 붙여진 영화관 전용 스마트 운영관리시스템이다. CIAS는 영화관의 영화상영·재무·인력·광고홍보·회원관리 등 영화관 관련 업무를 온라인을 통해 종합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오프라인에서 영화티켓의 예매·발매·취소·검표까지 모두 무인화로 이뤄질 수 있는 하드웨어 기기로 이뤄졌다. CIAS 시스템을 도입한 영화관에서는 사실상 ‘박스오피스(매표소)’가 사라지는 셈이다.

‘미래영화관’에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이날 박람회 현장에서 100여 개가 넘는 영화관이 CIAS 구매 계약 혹은 의향서를 체결했다.
CIAS를 개발한 것은 중국 온라인 영화기업 '즈뎬우셴(指點無限)'이다. 영어로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라 불린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테네 테세우스 왕자가 왕녀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실타래를 풀고 들어가 미로를 탈출한 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지혜롭게 방향을 인도해 무한한 가능성을 이끌어내라는 의미다.

즈뎬우셴 창업주는 리카이(李凱)다. 1985년생의 청년 리카이는 노키아지멘스에서 중국사업 전략혁신 고문이라는 좋은 일자리도 그만 두고 2011년 창업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중국에서 '트랜스포머3', '실연 33일', '양자탄비' 등과 같은 영화가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게다가 중국에서 온라인투오프라인(O2O) 사업이 뜨기 시작할 때였다. 리카이는 영화와 O2O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온라인 영화 플랫폼 기업을 차렸다.  영화 제작에서부터 배급·유통·홍보·판매까지 모두 온라인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그리고 이듬 해 영화티켓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소셜커머스 사이트 ‘코무비’로 첫발을 내디뎠다. 발로 뛰어다니며 영화관 업주들을 설득한 끝에 창업 서너 개월 만에 중국 대형 영화관 체인 9곳과 파트너십을 체결, 200여개 영화관을 확보했다.

하지만 단순히 영화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그가 꿈꾸는 것은 단순한 영화티켓 판매사이트가 아니라 영화계의 ‘화웨이’가 되는 것이었다. 최첨단 IT 기술로 전통 영화시장을 통째로 뒤엎고 싶었다.

리카이는 사물인터넷이라는 수단으로 영화관 업무를 모두 스마트·빅데이터화 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운영해 인력을 절감하고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미래영화관'을 구상했다. 

그래서 만들어낸 것이 'CIAS' 다. 그는 CIAS를 미래영화관의 '뇌'와 '심장'이라고 말한다. 현재 CIAS는 중국 전역 1800개 영화관에서 도입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즈뎬우셴은 맞춤형 영화 광고마케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코무비 운영을 통해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영화를 즐겨찾는지 등 영화관객들의 행동패턴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영화사들이 효율적으로 타깃 광고를 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것이다. 

2011년 단 3명으로 시작한 즈뎬우셴 직원 수는 현재 200명에 달할 정도로 사업은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미 2013년 8월부터는 흑자로 전환한 상태다. 

즈뎬우셴의 장밋빛 미래를 본 투자자들도 몰려들고 있다. 설립 초기 중국 모바일 지도업체 오토네비로부터 300만 위안 엔젤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연달아 A급 1000만 위안, B급 1억2000만 위안 투자까지 유치했다. 중국에서는 벤처투자를 규모별로 A·B·C급까지 나눈다. 스타트 업이 B,C급까지 투자 받으면 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리카이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엔 코무비에 영화 예매자간 채팅을 주고받을 수 있는 SNS 기능도 추가했다. 직접 영화투자제작에도 뛰어들며 '즈뎬영화사'도 차렸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처럼 즈뎬우셴이 중국 영화계를 얼마나 지혜롭게 인도해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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