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32%씩 하락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서브프라임 위기에서 비롯된 금융위기로 모든 회사의 주식들이 일제히 폭락했으며, 미국의 벤치마크인 S&P 500지수는 무려 38.5%나 떨어졌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 다르다. 중국 위안화 절하로 하반기에 주식시장이 다소 혼란을 겪었지만, S&P 500지수는 연간 2% 하락에 그쳤다. 버크셔 해서웨이 수익률이 시장에 훨씬 못미친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같은 부진을 보인 것은 올해 눈부시게 성장한 IT 업종들에 대한 투자가 전무했기 때문이라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S&P 500지수가 적은 낙폭을 보였던 것은 넷플릭스, 아마존, 페이스북, 알파벳 (구글 모회사) 등 IT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올해 주가가 두 배 넘게 올랐고,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은 40% 이상, 페이스북도 30% 넘게 주가가 상승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시장 보다 낮은 수익률은 보인 해는 16년전에도 있었다. 1999년의 미국 주식시장이 닷컴 붐으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의 A주와 B주는 각각 20%, 22% 떨어졌지만, S&P 지수는 19.5%라는 놀라운 연간 상승률을 보였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당시에도 시장을 이끌었던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퀄컴, 선마이크로 등 기업의 주식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우 그나마 보유중인 IT관련 주식들도 올해는 부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하는 몇 안되는 IT 기업 중 하나인 IBM의 올해 주가는 15% 넘게 떨어졌다. 버크셔의 IBM 투자지분은 네번째로 많다. 그러나 지난달 버핏회장은 IBM 지분을 줄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20대 투자 종목의 주가 상승률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가는 26.5% 떨어졌고, 프록터앤갬블(-13.8%), 월마트(-31.5%), 골드만삭스(-8.9%), USG(-14.5%) 등도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실적은 시장보다 나빴지만, 워런 버핏의 원칙은 '장기투자'이기 때문에 투자자나 버핏도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CNN머니는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S&P 지수는 58% 오르는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의 B주는 123%나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