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민 10명 중 8명 이상은 1조7000억원 규모의 옛 한전부지 공공기여금을 강남북 균형발전 차원에서 서울시 전체적으로 쓰여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향후 개발이 이뤄지는 해당 자치구의 구민 절반 가량도 이 같은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시구청장협의회가 시민 2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강남구 옛 한국전력부지의 공공기여금 활용 (전화)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83.8%(2095명)는 '강남구에 우선 사용하되, 서울시 전체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서 개발 관할지역인 강남구민 조차 생각이 절반으로 갈렸다. '서울 전체로 쓰자'와 '강남에만 사용' 두 가지의 응답률은 각각 49.3%, 47.9%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시 말해 당장의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강남구 주장이 지역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공공기여금의 강남구 이외 자치구의 활용 범위를 두고서는 70%가 657명(2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0% 626명(27.7%), 30% 456명(20.2%), 40% 317명(14.0%), 60% 205명(9.1%) 순이었다. 다시 말해 서울시민의 2명 가운데 1명은 전체 공공기여금의 60%에 해당하는 약 1조원을 타 자치구로 양보해야 한다고 봤다.
공공기여금을 기금으로 적립해 활용시 우선적으로 반영돼야 할 분야에는 '도시 노후시설' 28.7%, '복지·의료시설' 24.6%, '교통시설 및 도로환경' 20.5% 등으로 분류됐다. 협의회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공기여 제도개선 개정안과, 서울시가 국토부에 건의한 관련 '국토법 시행령' 개정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인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공공기여 제도개선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과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라며 "지속가능한 서울의 도시경쟁력 강화와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공공기여 제도개선으로 강남북 불균형 해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