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아듀~ 2015 서울시'

2015-12-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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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강승훈 기자]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문득 달력을 봤더니 12월도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일조시간이 가장 짧고 추위가 점점 더해가며 몸은 자연스레 움츠러든다. 1년, 열두 달하고 350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잠시 돌아본다. 한참을 생각할 것도 없이 금방 2~3가지로 모아진다. 개인사이자 가정사라 구구절절이 사연을 늘어놓지 못하지만 그닥 알차게도 그렇다고 허투루 시간을 쓴 것 같지는 않다. 1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은 한 해를 정리하는 동시에 알찬 다음해를 기약하는 때이다.

얼마 전 글로벌 인터넷검색기업 구글(Google)이 검색어를 통해 본 '2015 대한민국'을 발표했다. 순위를 차례로 나열하면 1위 온 국민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비롯해 여성 샤워실 몰래카메라 영상이 유포된 '워터파크 몰카', 여름 극장가를 달궜던 '베테랑', 불법음란물 유통을 막고자 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빗대 만든 신조어 '딸통법'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온라인을 통한 최다 검색어 순위라 평범한 내용들이 많다.
본론으로 들어가 대한민국 수도로 1000만 인구 대도시인 서울시 또한 2015년을 마감하며 각종 정책에 대해 주위의 의견을 듣고 있다. 앞서 자체적으로 30개의 주요 시책을 골랐는데 '함께서울 정책박람회', '꾸미고 꿈꾸는 학교화장실, 함께꿈', '10만 시민안전 파수꾼' 등 낯선 것들이 상당수다. 이외 '광복 70주년 기념사업'과 '신촌 대중교통 전용지구 활성화' 같은 경우 전적으로 중앙정부나 자치구에서 업무를 주관했는데도 당당히 시책이라고 분류했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몇 가지 익숙한 주제가 있었는데 '이클레이(ICLEI) 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 '서울역 7017 프로젝트', '민선6기 임대주택 8만호 지속적 공급' 등을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마저도 서울시 수장인 박원순 시장이 환경분야 세계도시협의체 회장 자격으로 파리를 찾았다거나, 낡은 서울역고가를 공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핵심적 공약사항의 추진 그리고 시정과제를 실천 중이란 게 고작이다. 다시 말해 내 치적을 알리는 자화자찬격인 셈이다.

그나마 '서울 브랜드 개발'이 명단에 올라 다행이라 여겨진다. 2002년부터 14년간 '하이 서울/소울 오브 아시아'(Hi Seoul/Seoul of Asia)를 대신하게 될 서울의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I·SEOUL·U'가 지난 10월 결정됐다. 선정 직후 명사인 '서울'을 동사로 사용해 문법에 어긋난다는 등 콩글리쉬 논란이 크게 일었다. 아직 진행형이다.

그렇지만 박원순 시장이 직접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다. 해외 사례에서도 정착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득에 나섰다. 당장 찬반 양론이 거세지만 어찌됐건 시민이 제안하고, 시민이 뽑은 브랜드라 나름의 의미가 크다고 판단된다. 서울시 역시 결정 과정에 미흡한 점은 반성하면서 개선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 현 양상이다. 긍정적 대응이다.

결론적으로 한해를 되돌아보며 서울시에게 '실적 욕심'을 버리라고 제안하고 싶다. 조직이든 그 구성원이든 모두에 해당된다. 여러 과정이 모여 하나의 성과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그 반대는 옳지 않다. 이 시점에서 '무소유(無所得)'란 단어가 떠오른다. 무소유 삶을 몸소 실천하고 떠난 성철 스님, 무소유의 화두를 던지고 그 향기를 널리 퍼뜨린 법정 스님. 서울시가 진정 천만시민을 섬긴다면 결과물에 연연하지 않아도 먼저 그들이 옳게 평가할 것이다. '아듀(Adieu)~ 2015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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