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K-POP, 드라마에 이어 국내 금융회사들의 핀테크 기술도 '한류 열풍'을 꿈꾸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비대면거래를 활용한 모바일 전문은행을 잇따라 출범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외까지 확대해 고객유치를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지난 1월 캐나다에서 오픈한 모바일 전문은행 '원큐뱅크'가 출시 10여개월 만에 신규계좌 약 1만5000좌를 돌파했다. 하나은행은 캐나다에서 원큐뱅크를 먼저 선보인 바 있으며 이를 이달 중 국내버전으로 출시, 나아가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초 핀테크 해외진출 원탁회의에 참석해 "국내의 우수한 핀테크 기술이 해외시장에 활발히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및 모바일 전문은행들이 잇따라 출시됨에 따라 이를 활용한 해외진출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신한은행도 모바일 전문은행인 '써니뱅크'를 출범한 바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써니뱅크를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동시 론칭했으며 향후 진출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인도네시아 지점 곳곳에 '위비뱅크'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KB국민은행도 연말까지 비대면 실명확인방법으로 실명확인증표 사본, 기존 계좌 확인, 휴대폰 본인인증 등 세 가지를 구축해 모바일 전문은행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기존 은행들이 단순히 해외점포만 늘리던 것에서 차별화해 모바일 전문은행 등 편리한 비대면거래 서비스를 해외 각국에 접목시키면서, 실제 사용률을 높이는 실질적 해외진출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 상반기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해외진출을 주요 사업계획에 포함시켰다. 카카오은행은 텐센트 등 해외 협력사를 통한 해외진출을 구상 중이며, K뱅크는 주주사들의 유력 해외거점을 발판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등 초기 해외진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비대면 실명인증 서비스를 도입, 해외에서도 핀테크 열풍을 일으킬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KT의 경우 계열사인 비씨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홍채인식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카카오도 일회용비밀번호(OTP)나 생체인증 등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은 해외 지점수가 적기 때문에 현지 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바일 뱅킹을 활용, 고객을 확대하는 방안은 참신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바일 뱅킹 자체가 해외 진출 시 유용한 도구 및 채널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나, 경쟁력 있고 보다 높은 수익성으로 연결되려면 기존 오프라인 채널 및 인터넷 뱅킹 등의 시스템도 소홀하지 않고 꾸준히 업데이트 및 강화해 전체적으로 수준을 맞춰나가는 방안도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