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인사 앞둔 KT 긴장감, 황창규 회장의 선택은?

2015-12-0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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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필벌 원칙 적용될까...계열사 실적 희비 엇갈려

[[▲(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사장, 김의찬 이니텍 대표, 정기호 나스미디어 대표]]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최근 인사를 통해 KT '황창규호'의 새로운 진용이 본격화하면서 본사에서 시작된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이 계열사 사장단으로 옮겨갈지 관심이 쏠린다.

7일 KT에 따르면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해졌다. KT 측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연내 사장단 인사가 발표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별 발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계열사 관계자는 "작년보다는 빨라지는 분위기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KT 사장단 인사에도 황 회장이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삼성 특유의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보여 계열사별 사장단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점쳐진다.

◆ KT그룹 히든카드... 스카이라이프·이니텍·나스미디어

황 회장의 오른팔로 군림하며 그룹 내 영향력이 확고한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의 표정은 밝다. 이남기 사장이 제시한 All-HD 플랫폼 전환과 초고화질(UHD) 방송을 내세운 승부수가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어 유임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실제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726억원으로 전년보다 25% 이상 증가했다. KT 그룹 내 실적 비교가 가능한 11개사 가운데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절반 이상이 적자이거나 감소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SK텔레콤이 케이블 최대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KT그룹 내 스카이라이프의 역할이 절실해졌다.

통합보안 관리 솔루션 제공 업체 이니텍의 경우도 KT그룹 히든카드로 꼽힌다. KT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받으면서 이니텍 금융 서비스와 정보 보안 매출 성장이 담보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니텍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77억원으로 전년 대비 3% 남짓의 증가를 보였으나, 올해 초 김의찬 대표 취임 후 이익은 크게 늘어 3분기 누적으로만 영업이익 164억원으로 전년보다 34%나 증가했다.

뉴미디어 광고산업의 높은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광고대행사 나스미디어의 정기호 대표의 표정도 흐뭇하다.

지난해에만 영업이익이 40% 이상 늘었고, 올해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2016년에는 브라질 올림픽 등의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높다.

나스미디어는 2008년 초 유상증자 및 지분인수를 통해 KT가 지분 50%를 보유하면서 그룹에 종속됐고 지휘봉은 줄곧 정기호 대표가 쥐고 있다.

◆ 업황 부진 속 경기둔화로 '먹구름'... KT텔레캅·KT파워텔
 

[▲(왼쪽부터)한동훈 KT텔레캅 대표, 황창규 KT 회장, 엄주욱 KT파워텔 사장]


경비·경호 서비스업을 맡는 KT텔레캅의 한동훈 대표는 좌불안석의 연말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KT에서 30여 년간 네트워크, 마케팅, 고객서비스 등을 담당했고 올해 초 황 회장이 KT경영지원부문장에서 계열사인 KT텔레캅 대표로 선임했다. 그러나 한 대표 취임 후 KT텔레캅은 적자(83억원)로 돌아섰다.

KT텔레캅 측은 "신제품 출시와 이를 위한 영업 확대 등 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라 밝혔으나, 경쟁사인 에스원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으로 20%의 이익 증가를 보였다. 무엇보다 에스원과 KT텔레캅 수장은 올해 모두 새 얼굴로 교체됐다.

에스원은 삼성그룹이라는 강력한 수요가 있지만, KT텔레캅도 모기업인 KT의 지원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홈 시장의 부각으로 인해 통신사들이 보안과 통신네트워크의 결합을 통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는 점도 한 대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KT파워텔의 엄주욱 사장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KT파워텔의 경우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52억원으로 전년보다 33%나 이익이 줄었고, 올해는 3분기 누적으로 68억원의 적자를 냈다.

엄 사장은 지난해 무전서비스 개발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실제로 엄 사장 주도로 KT파워텔 개발팀이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무전통신 ‘라저1(RADGER 1)’을 독자 기술로 개발한 바 있다.

특히 엄 사장은 KT 기간망시설단 초고속망설계팀장 상무, KT 강북네트워크운용단장, KT 서울북부법인사업단 본부장 등을 거쳐 KT파워텔 사장 자리까지 올라온 정통 KT맨이다.

여전히 KT파워텔이 무전서비스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 차지하고 있으나, 이는 업황 악화로 경쟁사들이 퇴출당했기 때문으로 당분간 실적이 회복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KT 한 고위관계자는 "황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에 임기 동안 기회는 보장하되 책임은 확실히 묻겠다고 밝힌 바 있어 올해 인사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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