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일.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서진희(가명)씨는 친구 김민영(가명)씨와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만났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돌아가기 위해 두 사람이 택시를 탄 시간은 새벽 1시 경. 그런데, 갑자기 서진희(가명)씨가 한강에서 바람을 쐬고 싶다며 당산역에서 하차했다. 친구인 김민영(가명)씨가 쫓아가려고 따라나섰으나 서진희(가명)씨는 이미 토끼굴 방향의 골목으로 뛰어가는 뒷모습만을 남긴 채 사라지고 없었다.
한 동네 주민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좁아가지고 컴컴해서 토끼굴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거예요. (그 근처에서) 사건도 많이 나고 날치기 사건도 나고. 낮에는 사람이 많은데 새벽에는 사람이 없죠”라고 말했다.
서진희(가명)씨의 부모님은 평소에도 외박 한 번 한 적이 없던 딸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실종신고를 했지만 여전히 그녀의 행방은 묘연했다.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장 먼저 피해자의 신원파악에 나섰다. 신원확인 결과 유기된 시신의 정체는 전날 사라졌던 서진희(가명)씨! 그런데 수사 도중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 당시 담당 형사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유기과정에서 뭘 했던 건지, 시신이 깨끗했었어요”라며 “특정 부위에는 뭐 휴지 같은 걸 이용해서 막혀 있었고”라고 말했다.
시신의 상태가 알몸으로 배수로에 버려졌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했고 심지어 피해자의 몸속에 휴지가 넣어져 있었던 것! 경찰은 범인이 성폭행, 혹은 성추행을 한 뒤 자신의 흔적을 없애려고 일부러 씻긴 것으로 추정,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그렇게 서진희(가명)씨의 죽음은 9년이 흐른 지금에도 풀지 못할 미제로만 남겨지는 듯했다.
노들길 살인사건 발생 1년 전인 2005년. 노들길에서 5km 떨어진 신정동에선 두 명의 여인이 6개월 간격으로 살해된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두 여인 모두 범인에게 납치된 뒤 목이 졸려 사망했고 쌀포대, 비닐 등으로 싸여 주택가에 유기됐다. 하지만 목격자도, 범행에 대한 증거도 남겨진 것이 없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리고 얼마 뒤, 노들길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신정동 사건의 범인이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 됐다. 하지만 동일범이라고 보기엔 두 사건의 피해자들이 유기된 방식과 범행수법에 눈에 띄는 차이가 있었다. 결국, 각각 개별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범인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두 사건 사이에는 뜻밖의 인물이 존재했다.
범죄심리전문가 표창원 소장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신정동 사건과 노들길 사건 사이에는 상당히 중요한, 핵심적인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충격적인 이벤트가 있습니다”라며 “바로 신정동 사건의 세 번째 피해자 박 씨(가명)의 생환이죠”라고 말했다.
신정동 사건과 노들길 사건 사이에 납치됐다가 살아남은 여성이 있었던 것! 지난 10월 ‘그것이 알고싶다-엽기토끼와 신발장’ 편에서 생존자 ‘박 씨(가명)’는 사건 당시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해냈다. 그리고 그녀의 오래된 기억 속엔 두 사건의 연결고리가 될 지도 모를 중요한 단서가 있었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싶다’에선 10년 가까이 미제로 남아있는 노들길 살인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고, 새롭게 드러난 기억의 조각들을 통해 범인의 윤곽을 그려본다. 5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그것이 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