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내년 7월부터 0~2세 영유아를 둔 전업주부는 어린이집을 7시간 가량만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무상보육 정책이 사실상 폐기되는 것이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른바 '맞춤형 보육제도' 도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2016년 복지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된다.
내년 보육예산은 보육료 인상, 보육교사 처우개선, 육아종합지원센터 확대 등으로 애초 정부안보다 1912억원이 늘었다.
특히 0~2세 보육료는 올해보다 6% 올랐다. 애초 정부안은 동결이었으나 당정협의 과정에서 3% 올리기로 했다. 국회 예산심사과정에서는 인상 폭이 6%로 더 커졌다.
이를 통해 영유아 보육료 예산은 올해 2조9618억원에서 2016년엔 3조166억원으로 올랐다.
어린이집 표준보육비용 대비 지원액은 93.6%에서 99.3%로 늘어난다. 어린이집 지원을 확대한 결과다.
보육교사 근무환경 개선비를 17만원에서 20만원으로 3만원 인상하고, 교사 겸직 원장수당 7만5000원을 반영하는 등 보육교사 처우개선 지원액을 7794억원에서 내년 8168억원으로 확대했다.
복지부는 이런 보육예산안을 바탕으로 내년 7월부터 아이와 부모의 필요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보육을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맞춤형 보육은 맞벌이 등으로 장시간 무상보육이 필요하면 종일반(12시간)과 시간연장 보육(야간·휴일보육)을 이용할 수 있고, 이외엔 맞춤반(하루 6시간)을 이용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규정시간을 넘겨 추가로 어린이집을 이용하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0~2세 자녀를 둔 전업주부가 아동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되도록 가정에서 키우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다.
단 부모가 병을 앓거나 병원·학교를 방문하는 등 어린이집을 이용해야 하는 사유가 생겼을 땐 월 15시간의 긴급보육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전업주부 0~2세 아동의 어린이집 무상이용 시간은 월 15시간의 긴급보육바우처를 포함하면 하루 7시간(6시간42분)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부모취업·구직·직업훈련·장애·질병 등의 사유가 있는 가구와 다자녀 가구, 저소득층 가구 등에 종일반을 우선으로 배정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전체 어린이집 이용가구의 80% 정도는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어 지금처럼 무상보육혜택을 누리지만, 나머지 20%가량은 맞춤반을 이용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대선공약인 국가 완전 무상보육 약속을 뒤집는 조치로, 전업주부와 워킹맘을 갈라놓는 등 사회적 갈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