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式 인사 스타일, '파격'은 없었다… 점진적 세대교체 '눈길'

2015-12-0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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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너가 승진 인사 없어

- 성과주의 인사 및 미래 신사업 힘 실어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사진=삼성그룹 제공]


아주경제 윤태구·한아람 기자 =큰 변화는 없었다. 일부 주력 사업부 리더가 교체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변화' 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금융·생명·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의 핵심 경영진을 유임시켰다. 실제로 삼성SDS와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대표이사가 바뀐 곳은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승진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도 큰 변화가 없다.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실차장(사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고 팀장 2명만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정에 무게를 둔 이 부회장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 삼성家 3남매 승진은 없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이 회장 3남매는 1일 실시된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하지 않았다. 오너가 외에 다른 부회장 승진자도 없었다. 삼성의 부회장단은 기존대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박근희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 등 4명을 유지했다.

일부에서는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점치기도 했지만 변화를 서두르지 않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부회장 승진이나 자리 이동은 없었다.

다만 이서현 사장에게는 변화가 찾아왔다. 이서현 사장은 겸직하던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 자리를 내놓고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장을 맡는 자리 이동을 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서현 사장은 패션사업에 더욱 집중, '패션'이라는 자신의 주요 영역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패션부문장을 맡던 윤주화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옮겼다.

삼성 지주사격인 통합 삼성물산은 윤주화 사장 후임에 이서현 사장을 배치하며 4개 부문장 체제를 유지했다. 다만 이서현 사장은 별도의 대표 체제를 맡지 않아 3인 대표체제로 바뀌게 됐다.

◇ 점진적 세대교체
 

왼쪽부터 고동진 IM부문 신임 무선사업부장(사장)과 정칠희 신임 종합기술원장(사장)[사진=삼성그룹 제공]



이번 인사에서 삼성은 권오현 DS부문장(부회장), 윤부근 CE부문장(사장), 신종균 IM부문장(사장) 등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방'을 모두 유임했다.

다만 이들은 모두 겸직하던 종합기술원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경영진에 물려줬다. 이들은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미래성장을 위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신규 먹거리 발굴 등에 전념할 전망이다.

이날 가장 눈에 띈 이 중 하나는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한 고동진 부사장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해 12월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게 됐다.

그는 기술기획 업무를 시작으로 정보통신부문의 유럽연구소장을 역임한 후 무선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상품기획, 기술전략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갤럭시의 성공신화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특히 지난해 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해 갤럭시 S6, 노트5 등 차별화된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부회장에 이어 종합기술원장 사장을 맡게 된 정칠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반도체에서 LSI개발실장, 플래시(Flash)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개발 외길을 걸으며 반도체 신화 창조의 주역 중 한 명이다. 지난 2012년말 종합기술원 부원장으로 부임해 "기술 경쟁력 확보만이 미래를 담보한다"는 신념 하에 기술개발에 정진해 온 그룹의 대표적인 '기술통'이기도 하다.

생활가전사업부장은 CE부문 내 부사장급 임원이 발탁될 예정이다.

◇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미래 먹거리 챙기기

삼성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성과주의 인사를 다시 재확인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한승 사장이다. 고 사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 출신으로 바이오 벤처기업 근무 후 2000년 종합기술원에 입사하여 바이오헬스Lab장 등을 역임하면서 바이오 개발을 이끌었고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은 사장 승진과 함께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보임했다.

지난 2014년 삼성SDS 대표로 자리를 옮겼던 전동수 사장은 이번에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을 맡아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의료기기사업을 책임진다. 삼성SDS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데다 반도체 등에서 닦은 노하우를 살려 신사업인 의료기기 사업의 성장과 혁신을 주도하는 중책을 맡긴 셈이다.

대신 삼성SDS 사장에는 삼성경제연구소 정유성 사장을,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는 삼성전자 홍원표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배치, 차세대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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