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와 기업이 더 이상 중국을 ‘세계공장’으로 인식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진정한 동반자와 경쟁자 수준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일찌감치 내년 새 경제정책으로 ‘신창타이(新常態)’를 선언했다. 신창타이라는 개념은 지난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개념이다. 창타이(常態)는 중국어로 ‘정상적인 상태(狀態)’를 일컫는 말로서 ‘새로운 정상상태’를 의미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당시 중국 경제가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체계인 ‘신창타이’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스스로 고속성장을 포기해다는 부분을 인정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경제가 내년부터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우리나라도 이들 정책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소위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에 맞는 주요 공산품 생산기지이면서 동시에 13억 인구를 가진 거대 소비시장이기도 한 중국 경제구조 변화는 기존 중국시장을 바라본 기업들에게 적응하기 어려운 관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 지리적인 인접성이나 산업구조상 연관으로 중국 경제 상황에 따른 영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크게 작용하게 된다.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나름 양호한 경제수준을 유지한 것도 중국을 통한 수출과 저렴한 원자재 및 생산요소로 인해 해외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더 이상 중국이 한국 기업의 생산기지가 아니라는 부분이다. 이미 중국은 조선, 철강 등 70~80년대 한국경제를 이끌던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한국을 앞질렀다. 해외시장에서 중국과 우리나라 경합품목이 많아지면서 환율을 통한 가격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출시장 1위 품목이 1538개로 우리나라의 65개에 비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근본적으로 대외시장 및 중국 내수시장에서 국내 상품이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는 지속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중국의 새로운 경제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안화 비중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중국 위안화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중국과 체결된 위안화 직거래를 통한 대 중국 무역 결재 안정화 방안이 해법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원종현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중국 위안화는 2016년부터 준 기축통화로서 가치를 얻게 된다”며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 영향력은 더욱 증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생산기지나 혹은 값싼 원자재 공급지로 바라보는 시대는 끝났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양적인 확대와 함께 신창타이를 통한 질적인 개선으로까지 나가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원 조사관은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주도적 창립, 준 기축통화에 위안화 편입, 막대한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중심으로 새로운 글로벌 경제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며 “이러한 중국 경제 변환기를 능동적으로 활용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