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정순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기준금리 결정 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보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밝혔다.
정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한은 본사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가 금리 결정을 하는데 주요국 통화정책이 참고사항인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역시 국내 경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정 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0월 의사록이나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발언에 비춰봤을 때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는 시기보다 향후 인상 속도와 최종 수준으로 초점이 이동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 경기 및 물가 동향을 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 실현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속도는 글로벌 금융안정 문제와 세계 경기 회복에 주는 부담 등을 우려해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정 위원은 "최근 일본 경제를 보면 지난 3년간 대대적인 금융완화정책에도 불구하고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여야 하고 출산율 제고, 첨단기술개발 강화 및 고용친화적 성장 등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경기 회복 모멘텀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 회복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앙은행의 부담감이 적지 않다"고도 말했다.
한편 정 위원은 자신을 포함한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내년 4월 동시에 종료되는 것에 대해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통화정책 일관성 유지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저희 네 사람은 동시에 왔지만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