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로 망가진 브라질 경제, 저성장-고물가 속 진퇴양난

2015-11-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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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최대은행 수장과 현직 상원의원 부패혐의 체포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브라질 경제에 악재가 더해졌다. 브라질 최대은행의 대표와 현직 상원의원이 국영 에너지업체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 연루 혐의로 25일 (이하 현재시간) 체포됐다고 월스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 은폐 혐의로 브라질 최대 투자은행인 BTG 팩츄얼의 CEO 안드레 에스티브와 노동당 당수 델시디오 도 아마랄 의원을 구속했다. 브라질 대법원에 따르면 이들은 부패 스캔들을 덮기 위해 앞서 구속된 네스토르 세르베로 전 페트로브라스 국제담당이사의 양형거래(플리바게닝)을 막으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은행 관계자와 의원이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SJ은 이번 사건으로 브라질 경제를 뒤흔든 페트로브라스의 여파는 더욱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브라질 금융계의 골든보이(Golden Boy)로 불리는 에스티브의 체포는 파장이 크다. 미국 RVX 자산운용의 수석매니저인 레이 주카로는 블룸버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에스티브는 BTG 팩츄얼의 핵심인물이었고, 이제 그 회사는 왕이 없는 왕국이 됐다"면서 팩츄얼이 큰 위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팩츄얼을 이끌었던 그는 2006년 회사를 약 26억달러(약 2조9700억원)에 스위스 UBS에 매각하고 BTG를 설립했다. 이후 금융위기가 고조되던 2009년 그는 UBS로부터 팩츄얼을 되사들이고 사명을 BTG팩츄얼로 교체했다. 이후 BTG팩츄얼은 전 세계 20개국에 3500명의 직원을 둔 브라질 최대 투자은행으로 성장했다.

한편 여당인 노동당의 도 아말 의원의 체포는 탄핵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게도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정치적 혼란도 더해지면서 안그래도 힘든 브라질 경제를 더욱 휘청이게 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날 브라질의 종합 주가지수인 보베스파는 46,866.63 포인트로 무려 2.9% 하락했다. 이는 지난 6분기 동안 최저 수준이다. 브라질의 헤알화는 달러 대비 1.4% 하락했고, BTG 팩츄얼의 주가는 21%나 떨어졌다. 

한편 브라질 중앙은행은 25일 통화정책위원회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거시경제 시나리오와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14.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원자재시장 한파로 브라질 경제는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최근 중앙은행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경제의 성장률은 2015년에는 -3.15% , 내년에는 -2.01%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낮은 성장률에도 불구브라질은 계속되는 물가상승으로 금리 인하가 아닌 상승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올들어 10월까지 브라질의 누적 물가상승률은 8.52%로 19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고물가는 이어져 향후 기준금리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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