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국내 연구진이 압력을 가하면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를 수직으로 쌓는 방법을 개발해전기 생산 효율을 2배 높인 발전 소자를 개발했다고 25일 전했다. 향후 생체이식형 소자 및 웨어러블 소자의 핵심 기능 물질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물질은 생체 친화적이며 대량생산이 쉬워 차세대 생체 이식형 소자 및 웨어러블 소자의 핵심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물질 중 하나인 'M13박테리오파지'는 표면 단백질의 양 끝단이 각각 +, - 극성을 띄어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생산되는 특성인 ‘압전 효과’가 있다. 이를 이용해 압전 발전 소자로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부산대 오진우 교수와 황윤회 교수 공동연구팀은 높은 압전 특성을 얻기 위해 M13 박테리오파지를 수직으로 정렬했고 이를 통해 LCD를 구동시킬 수 있을 만큼의 높은 압전 특성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M13박테리오파지를 완충액(바이러스끼리 뭉치는 현상 완화)에 푼 후 산화알루미늄 기판에 뚫려있는 구멍에 밀어 넣었다. 그러자 박테리오파지가 마치 쌓이듯 정공 내벽의 맨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연속적으로 붙으면서 결국 긴 M13박테리오파지 기둥이 형성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M13박테리오파지 기둥을 실리콘 기판에 부착해 만든 압전나노발전체는 박테리오파지를 수평배열한 발전체에 비해 약 3배 가량 향상된 에너지 수득률을 나타냈다. 압전나노발전체는 나노 단위 구성요소들이 외부 압력에 반응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소자를, 에너지 수득률(Output voltage)은 압력을 줬을 때 얻을 수 있는 최대 출력 전압을 말한다.
M13 박테리오파지를 유전자 조작해 기능성을 높인 후 발전기를 만들면 다시 이보다 2배 더 높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개발한 M13박테리오파지 기둥은 틀 역할을 하는 산화알루미늄기판의 크기만 조절한다면 대면적 제작이 가능하며 리튬이온 배터리나 형광염료 태양전지, 생체센서 등 다양한 기기 및 광소자의 기능 물질로 이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오진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체이식과 신체착용(웨어러블)이 가능한 차세대 소자의 핵심 물질 활용 가능성을 규명함으로써 안전하고 경제적인 기능성 소자의 활용에 공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그 동안 진행해 온 생체분자의 자기조립 연구와 황 교수의 압전성 연구 간의 융합연구로 연구성과가 도출돼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에너지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에너지엔 인바이로멘털(Energy& Environmental Science) 9월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