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우·황윤회 부산대 교수, 전기 생산 효율 2배 높인 발전 소자 개발

2015-11-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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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3 박테리오파지의 구조와 발전 원리에 관한 개념도와 수직으로 자기 조립된 M13 박테리오파지의 개념도. pVIII 단백질은 꼬리 부분 (파란색)부터 내부 부분 (빨간색)로 향하는 쌍극자 모멘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총 분극은 pIX 단백질부터 pIII 단백질 방향으로 나타낸다. 무지개색 화살표는 쌍극자 방향을 나타낸다. pVIII 단백질은 외가닥 DNA으로부터 20° 기울어진 모양이다. 이러한 파지들을 수직으로 정렬해 파지나노필라(M13박테리오파지 수직 구조체)를 만들었고 때문에 파지나노필라에 하중을 가했을 때 쌍극자 변화가 생겨 전기를 발생한다. [그림=한국연구재단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국내 연구진이 압력을 가하면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를 수직으로 쌓는 방법을 개발해전기 생산 효율을 2배 높인 발전 소자를 개발했다고 25일 전했다. 향후 생체이식형 소자 및 웨어러블 소자의 핵심 기능 물질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물질은 생체 친화적이며 대량생산이 쉬워 차세대 생체 이식형 소자 및 웨어러블 소자의 핵심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물질 중 하나인 'M13박테리오파지'는 표면 단백질의 양 끝단이 각각 +, - 극성을 띄어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생산되는 특성인 ‘압전 효과’가 있다. 이를 이용해 압전 발전 소자로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M13박테리오파지는 섬유 가닥처럼 생긴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외부 환경이나 분자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에 따라 인위적 조작 없이 스스로 형태를 만드는 자기조립 특성이 있다. 표면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어있는 단백질로 덮여있는데, 높은 압전 특성을 얻기 위해서는 M13 박테리오파지를 한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직방향으로 물리적 자극을 가했을 때 전기적으로 더 크게 반응하며 여러 개를 수직으로 배열하면 전력 생산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가늘고 긴 형태 때문에 수직 정렬 방법은 개발되지 못했다. 

부산대 오진우 교수와 황윤회 교수 공동연구팀은 높은 압전 특성을 얻기 위해 M13 박테리오파지를 수직으로 정렬했고 이를 통해 LCD를 구동시킬 수 있을 만큼의 높은 압전 특성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M13박테리오파지를 완충액(바이러스끼리 뭉치는 현상 완화)에 푼 후 산화알루미늄 기판에 뚫려있는 구멍에 밀어 넣었다. 그러자 박테리오파지가 마치 쌓이듯 정공 내벽의 맨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연속적으로 붙으면서 결국 긴 M13박테리오파지 기둥이 형성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M13박테리오파지 기둥을 실리콘 기판에 부착해 만든 압전나노발전체는 박테리오파지를 수평배열한 발전체에 비해 약 3배 가량 향상된 에너지 수득률을 나타냈다. 압전나노발전체는 나노 단위 구성요소들이 외부 압력에 반응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소자를, 에너지 수득률(Output voltage)은  압력을 줬을 때 얻을 수 있는 최대 출력 전압을 말한다. 

M13 박테리오파지를 유전자 조작해 기능성을 높인 후 발전기를 만들면 다시 이보다 2배 더 높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개발한 M13박테리오파지 기둥은 틀 역할을 하는 산화알루미늄기판의 크기만 조절한다면 대면적 제작이 가능하며 리튬이온 배터리나 형광염료 태양전지, 생체센서 등 다양한 기기 및 광소자의 기능 물질로 이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산화알루미늄 기판에 바이러스를 수직으로 정렬한 샘플을 PFM을 이용하여 측정한 데이터. a는 기판의 실제 형상을 나타내며 b는 같은 영역에서의 전기장 성분을 지도화한 그림이다. 색이 밝을수록 a에서는 더 높은 높이를 나타내고 b에서는 전기장이 강한 것을 나타낸다. 동그라미와 숫자로 표기된 부분을 살펴보면 a의 구멍 부분, 즉 산화알루미늄의 정공부분에서 b와 같이 높은 전기장 성분이 발생하는 것을 관측할 수 있다.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오진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체이식과 신체착용(웨어러블)이 가능한 차세대 소자의 핵심 물질 활용 가능성을 규명함으로써 안전하고 경제적인 기능성 소자의 활용에 공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그 동안 진행해 온 생체분자의 자기조립 연구와 황 교수의 압전성 연구 간의 융합연구로 연구성과가 도출돼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에너지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에너지엔 인바이로멘털(Energy& Environmental Science) 9월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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