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부산항은 동북아 물류의 심장…앞으로 더 힘차게 뛸 것”

2015-11-23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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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 “작년 컨테이너 처리물량, 일본 전체보다 많아"

세계 물동량 6위 글로벌 항구…GTO 통한 종합물류기지 추진

신항은 컨테이너·북항은 배후 경제권 육성…조화로운 균형에 초점

[사진제공=부산항만공사]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우리나라에는 부산항이 있다. 부산항은 우리나라를 세계와 연결하는 해양실크로드다. 각 대륙에서 생산된 산물들이 부산항 해양실크로드를 통해서 다른 대륙으로 이동한다.”

부산항은 아시아 최고의 물류 기지라는데 이견이 없다. 우리 기업들이 만든 제품을 세계 각 지역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부산항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만큼 부산항은 수출에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부산항을 관리하는 부산항만공사(BPA)는 국제 교역시대에서 부산항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제5대 BPA 사장에 취임한 우예종 사장은 부산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정점에 서 있다.

우 사장이 취임한 시점은 부산항이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하는 시기다. 이미 동아시아 물류기지로 자리 잡은 부산항 발전과 함께 다양한 해양 클러스터의 중심이기도 하다. 그는 임기동안 조직 운영의 역점사항으로 ‘조화’를 내걸었다. 

BPA가 중심을 잡아야 부산의 해양클러스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항만들의 체계가 안정될 수 있다. 60년대부터 한국경제의 눈부신 성장을 함께했던 부산항을 우 사장이 어떻게 미래로 이끌어 갈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대목이다.

우 사장은 “부산항은 인류와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자산이자 우리나라의 자랑”이라며 “글로벌 경제체제 핵심이 정보와 사람과 자본과 물자 국제이동에 기초하고 있는 것을 이해할수록 그 만큼 부산항 중요성은 크게 인식된다”고 부산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국경제 전성기 80년대를 함께한 부산항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의 개발 및 관리‧운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부산항을 경쟁력 있는 동북아 해운물류 중심기지로 육성해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한다(항만공사법 제1조)’는 취지로 지난 2004년 설립된 공기업이다.

주요 사업으로 항만시설 개발 및 관리·운영, 북항 재개발사업, 항만배후단지 조성 및 관리, 여객터미널 운영, 항만연관산업 육성 등이 있으며 향후 해외 항만 시설 운영 및 투자 등 업무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BPA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부산항이다. 지난 1960년대 당시 부산항은 국가 물류심장이자 부산의 성장 동력이었다.

수정산이나 황령산에서 내려다보면 먼 바다에서부터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선박들이 줄을 이었고 부두에는 항만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365일 24시간 하역을 하고 화물차기사들은 화물을 전국 각지로 운송했다.

우 사장은 “부두인근 식당가에는 작업을 마친 근로자들이 하루의 회포를 풀었다. 이처럼 부산항에는 항상 배와 사람과 화물로 넘쳐났다”며 “이 광경은 부산의 상징이자 세계 각국 인사들이 부산항을 방문할 때 마다 부러워하는 부산항의 에너지”라고 설명했다.

이 에너지는 2003년과 2014년 성적표를 비교해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부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1041만개에서 1860만개로 819만개 늘어나 79% 증가했다. 이는 같은 해 일본 전체항만에서 처리한 1793만개 보다 67만개나 더 많다.

그는 “1860만개 컨테이너를 일렬로 세우면 지구둘레(4만120km)의 2.78배인 11만1600km(1160만개X6m)나 되고 부산과 서울을 133회(11만1600km/840km) 왕복한 거리”라며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타는 다른 나라 화물(환적화물)은 425만개에서 930만개로 505만개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환적화물의 비중이 전체 화물의 절반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또 배를 접안하는 안벽 길이는 5.7km에서 12.5km로 2.2배, 컨테이너부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는 1751명에서 4443명으로 2692명 늘어나 2.5배 증가했다.

현재 부산항은 2010년 이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를 위해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진화하는 부산항을 구상 중이다.

◆물류기지에서 진화하는 부산항의 변신

미래의 부산항은 단순한 하역중심에서 벗어나 종합물류기지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2003년에 전무했던 항만배후물류단지가 지난해 419만㎡(127만평) 개발돼 51개 업체, 2453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24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항만산업이 발전하면서 주변 산업도 반사이익 효과를 거두고 있다. 크루즈선은 2003년 18회 입항, 관광객 6396명이 들어온 반면 지난해는 110회 입항, 관광객 25만명이 들어와 39배 증가했다.

우 사장은 “내년에는 234회 입항해 약 40만명의 관광객이 부산항을 통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속도로 크루즈선 입항이 증가하면 앞으로 부산시는 거의 매일 크루즈선과 시내를 관광하는 관광객을 볼 수 있고 이 관광객들이 부산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용품산업도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유류를 포함해 2005년에 1조8685억원에서 지난해 3조1214억원으로 1조2529억원 늘어나 67% 증가했다.

또 부산항 재래부두는 부두기능을 중단하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간다. 우리나라 최초 항만재개발사업인 북항재개발사업은 원도심지역에 새로운 부흥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2008년 11월에 착공한 북항재개발사업 선도사업인 국제여객터미널이 8월 31일 운영에 들어갔다.

BPA는 123만㎡(43만평) 위에 약 8조5000억원을 투입한 북항재개발사업이 오는 2019년에 준공되면 싱가포르 항만재개발지역인 샌즈베이에 버금가는 쇼핑과 관광, 레저와 음식, IT와 영상중심지가 된다.

우 사장은 “올해 부산항은 환적화물 1000만개 처리를 목전에 두고 세계 2대 환적거점항만으로 도약하는 성과도 거뒀다”며 “머지않아 이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부산으로 몰려오면 부산에 31조5000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와 약 12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화로운 성장 없이는 발전이 어렵다”

우 사장은 지난 2013년 해양수산부 출범 후 초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조직이 어수선한 시기에 우 사장은 인력을 적제 적소에 배치에 업무 누수를 최소화시켰다.

그의 평소 리더십에는 ‘조화’라는 단어가 있다. 과거와 현제, 미래가 공존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무작정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차근차근 연결고리를 통한 발전이야말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관심이 높은 북항과 신항 사업만 봐도 우 사장의 리더십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이 사업에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 사장은 “신항은 컨테이너 처리 중심항만으로 더 위상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북항은 배후 경제권이 침체되지 않고 북항 자체 경쟁력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국가 전체적으로 실업률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북항 통합문제는 북항 종사자들 일자리가 보전되고 해운항만관련 산업들이 위축되지 않는 방향으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후 북항과 신항이 서로 시너지를 내며 운영될 수 있도록 체제를 구비하고 BPA에서는 관련 정책과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운영사 관계자들과 지난 10월부터 전담반(TF)을 꾸려 집중 논의 중이다.

신항은 지금도 동북아 거점항만으로서 입지조건, 첨단 시설과 우수한 인프라를 자랑하는 항만이다. 향후에는 그 기능을 더 고도화해 저비용 고효율을 달성하는 등 항만 이용비용 대비 효율성 극대화에 나선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 사업의 경우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도시정책과 항만정책이 맞물려 사업초기 당시의 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민의 해안 접근성을 높이고 친수공간을 확보해 시민 중심 항만 개발이 이뤄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물동량 6위의 부산항…글로벌 항구로 거듭난다

우 사장이 취임하고 BPA 내부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BPA가 그동안 부산항을 비롯한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었다면 앞으로는 시장을 선도하는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우 사장은 “단순한 정책의 집행이 아닌 업계를 리드하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외부 유관기관, 이해관계자들과 협업, 의견 조율을 통해 시민들을 위한 항만정책을 펼치겠다”며 “현재 부산항은 물동량 기준 세계 6위의 항만이다. 기존 위치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는 국민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표들로 인정받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BPA를 전문 기관으로 탈바꿈하려는 이유는 글로벌 시대를 위한 대비로 풀이된다. 우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내걸은 ‘GTO(Global Terminal Operator)’가 이를 대변해준다.

GTO는 부산항의 비전이자 생존이다. 향후 BPA가 실질적인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 세계 동향 분석 및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추진하는 전문인력을 육성도 그의 GTO 계획에 포함돼 있다.

우 사장은 “우리나라나 국제물류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부산항과 이러한 부산항을 책임지는 부산항만공사는 사명감으로 국제물류 세계로 뻗어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연내 조직개편을 추진하기 위해 직원들과 논의 중이다. 사내 정책심의회를 개설해 매주 주요 현안들을 직원들과 함께 토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산항 대내외 현안, 공사 조직 개편, 사옥 이전과 같은 경영전반 현안들을 직원들과 소통하며 효율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항만공사의 근본적 역할에 부합하는 업무부서 및 일이 몰리는 주요부서에 인력을 지원하고 조직 골격이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로 개편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 프로필 = 1959년 출생, 충청남도 천안, 단국대 법정대학 지역사회개발학과, 영국 카디프대 대학원 국제물류할 석사, 제28회 행정고시, 해양수산부 국제협력과장, 기획예산과장, 해양수산부 동북아물류중심추진기획단 부단장, 해양수산부 기획조정실장, 인천대학교 동북아 물류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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