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갈등이 확산일로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지난 18일 광주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면서 비주류를 향해선 '공천 기득권을 버리라'고 날을 세운 이후 내홍이 또다시 폭발하는 모양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 지도부는 분열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문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박근혜 정권의 독재와 민생 파탄을 견제할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역사에 죄를 짓게 된다"며 "우리 당의 혁신과 단합,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함께하라는 당 안팎의 요청에 따라 '문·안·박' 연대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문·안·박) 연대는 우리 당 전체 단합의 출발과 더 힘찬 혁신의 동력이 될 것"이라며 "저는 그 이상의 방안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디 제 결단이 당 내부에서 수용돼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주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마찬가지로 국민과 당원이 선출한 지도부의 거취문제를 최고위원과 한마디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했다"며 "당 지도부의 권한을 대표 혼자 이렇게 나눠 먹기 해도 된단 말인가"라고 성토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런 취급을 받으며 최고위원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부끄럽고 자존심 상한다"며 "대표께서는 이 자리에 있는 최고위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당 대표가 아니라 계파수장이라 해도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모두 적이 아니라 동지고, 하나로 뭉쳐서 싸워서 이겨야 할 상대가 따로있지 않느냐"고도 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얼마 전에 파리에서 테러가 일어났을 때 아들과 손자를 살리기 위해 엄마와 할머니가 아이를 몸으로 덮어서 쏟아지는 총탄을 막아낸 그 현장이 세계에 알려졌다"며 "저는 그걸 보며 정치 지도자는 나만 살겠단 것이 아니라 주변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던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고 말했다.
앞서 "최고위원들의 권한과 진퇴가 당사자들의 의사나 협의 없이 언급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오영식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 주류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문·안·박 연대') 제안 과정에서 절차의 문제가 있고, 표현의 미숙함도 있고, 내용의 미흡함도 있지만 결국 큰 틀에서는 현재 우리 당이 맞닥뜨린 위기를 해소하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면서 "융합이 성공적으로 시너지를 내려면 '안철수 혁신안'에 대한 성실하고 구체적인 답을 내놓는 것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 안 전 대표가 제안한 당수권비전위 구성의 대안의 기본 틀로서 '문·안·박 연대'를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