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1세션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한일중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의 원활한 진행을 촉구했다.
또한, TPP와 한일중 FTA, RECP 논의를 "다양한 형태의 아태 역내 통합 노력"으로 표현하면서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 실현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동력 확보를 위해 역내 경제 통합 노력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한국도 APEC 경제통합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올해 창설 20주년을 맞는 WTO가 다자무역체제 발전에 계속 기여할 수 있도록 APEC 회원국들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경제적 불확실성 극복을 위해 통합과 혁신, 연대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TPP나 RCEP, FTAAP 등을 미중간 대립 이슈가 아닌 경제 통합 및 경제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즉, TPP, RCEP, FTAAP 등 아태지역을 무대로 펼쳐지는 다양한 메가 FTA 논의가 별도의 경제블록화 흐름으로 가선 안되며, APEC 경제통합, 더 나아가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무역체제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APEC 정상들이 채택한 정상선언문에는 "우리는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체제의 가치, 중심성, 우월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APEC정상들은 다자무역체제와 제10차 WTO 각료회의를 지지하는 별도성명을 냈다.
박 대통령의 APEC 경제통합론과 WTO 다자무역체제 강화 관점은 아태 지역내 메가 FTA 논의가 서로 얽히고 설켜 대상국별, 지역별로 다른 규정이 적용되는 이른바 '스파게티 볼' 효과(Spaghetti bowl effect)가 확산돼선 안된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스파게티 볼' 효과는 메가FTA 체결에 따른 상이한 각종 규정을 확인하는데 시간·인력이 소요되면서 거래비용 절감 효과를 반감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복잡한 규정을 스파게티 접시 안에 엉키고 설킨 스파게티 가닥에 비유한 표현이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소기업 지원, 인적자원 개발, 농촌 공동체 강화 등 아태지역 경제통합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기여 의지를 표명했고, 같은 내용들이 정상선언문에 포함됐다.
청와대는 APEC 정상선언문과 관련, "포용적 성장을 APEC 차원에서 추구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또한 경제성장과 번영, 기회는 테러리즘과 급진주의화의 근본원인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임을 성명에 포함시켜 대테러 국제연대의 중요성을 부각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