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열린 교육개발원 창립 43주년 기념학술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섰던 박부권 동국대 명예교수는 “이제 정상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며 “무엇보다도 교육의 원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국가가 나서 공부란 수능 시험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공포하는 것과 같아 교육과 교단에 미치는 악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밝혔었다.
박 교수는 “교육방송의 강의를 수능과 연계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어렵고 연계의 수준이 모호한 가운데 노골적으로 연계하게 되면 이 강의를 듣지 않은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게 된다”고도 했다.
국책연구기관으로 교육정책의 근간을 연구하는 교육개발원의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이같은 지적이 나온 것 자체가 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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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당시 “아주 뛰어난 학생들이라고 알려진 과학고, 외국어고 학생들도 사교육을 안 받으면 불안해한다”며 “입시를 앞 둔 학생들의 심리적 불안을 수능난이도로 제거할 수 없고 수능이 쉬울수록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이제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수능난이도를 낮춰야 한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하며 수능시험은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나라 학생들의 지력을 개발하는 유인책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교수는 사교육에 대해서도 통계청이 2009년 이후부터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사교육비의 감소가 학생인구의 감소효과라고는 말하지 않고 사교육비 총액산출 과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가계의 사교육비 지출이 실제로 줄어든 줄로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지난 5년간 사교육비 총액과 학생인구 감소비율을 산출해 비교하면 약 13%로 거의 비슷해 통계청이 주장하는 사교육비 총액의 감소는 우리가 기대하는 실질적인 사교육비 감소가 아니라고 밝혔다.
사교육 감소를 교육의 목표로 삼기보다는 교육의 정상화를 꾀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교육의 참여율은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미미한 수준이고 사교육 참가자들의 일인당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고액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사교육비를 규정할 때 방과 후 학교 참여와 EBS 수강비와 교재비, 그리고 해외어학연수 비용을 제외하고 있는 문제도 지적하면서 학교 울타리 내에서 이뤄지는 수업, 국가가 허용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프로그램, 외국에서 이뤄지는 어학연수 프로그램 등은 사교육으로 보지 않는다는 사교육의 개념정의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